"영원히 살 수 있다"는 미래학자의 건강법

블랙베리·다크초콜릿·알약 하루 100개…육류는 거의 안 먹어

약값만 하루 수천달러…"나노로봇 질병치료 시대 올 것"
‘인간은 영원히 살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미래학자 레이먼드 커즈와일(67·사진)이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는 그를 “인공지능의 미래를 가장 정확하게 예측하는 사람”이라고 평했다. 커즈와일은 구글엔지니어링 이사로 ‘구글 브레인’팀에서 뇌와 인공지능을 연구한다.

그는 1990년부터 미래 예측을 내놨다. 1998년 이전에 컴퓨터가 인간 체스 챔피언을 누를 것이라는 예측이 그중 하나다. 1997년 IBM의 인공지능 컴퓨터 ‘딥블루’는 당시 체스 챔피언이던 게리 카스파로프를 이겼다. 그의 주장을 허무맹랑하게만 들을 수 없는 이유다.
‘건강의 90%는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커즈와일은 1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건강 관리법을 공개했다.

그가 즐겨 먹는 것은 블랙베리 라즈베리 등 다양한 종류의 ‘베리’류 과일과 다크초콜릿이다. 육류는 거의 먹지 않는 대신 연어 고등어 등 생선을 먹는다. 녹차와 당이 가미되지 않은 두유를 마시고 귀리를 볶아 만든 오트밀 죽도 식탁에 자주 올린다.일반인이 따라하기 힘들어 보이는 방법도 있다. 그는 하루에 100여개의 알약을 먹는다. 비타민을 비롯해 심장 눈 뇌 등 각 신체 부위를 위한 약이다. 약값만 하루 수천달러에 이른다.

그는 영원히 살기 위해선 ‘세 개의 다리(시기)’를 건너야 한다고 말한다. 첫 번째는 건강관리법을 통해 노화의 속도를 극적으로 줄이는 시기다. 두 번째는 생명공학 혁명이 일어나 신체를 재설계할 수 있는 시기이고, 세 번째는 나노기술 혁명을 통해 생물학적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시기다. 나노기술 발달로 나노봇이 만들어지고, 이들이 인체 내부를 돌아다니며 질병을 일으키는 병원균을 찾아 죽이는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 커즈와일은 “마지막 단계에서는 모든 병을 인지할 수 있는 면역체계를 만들어 만약 새로운 병이 발생한다면 프로그램을 다시 짜고 새로운 병원균을 죽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단계를 건너면 영원히 살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커즈와일은 FT와의 인터뷰에서 “1000년 전 기대수명은 19세, 1800년에는 37세였다”며 “사람들은 죽음과 노화를 받아들이고 있지만 인간은 자연의 한계를 초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