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해외연설에서 '사죄' 표현 빠질 듯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이달 예정된 두 차례 해외연설에서 과거사에 대한 '사죄' 표현을 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여름에 발표할 전후 70주년 담화를 둘러싼 논란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17일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아베 총리가 2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반둥회의(아시아·아프리카 회의) 60주년 기념 정상회의 연설에서 2차 대전에 대한 '반성'을 표명하되 '사죄'는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29일 미국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선 전쟁을 치른 미국과의 '화해'를 비롯해 미일동맹을 통한 국제사회 공헌을 강조할 예정이다.두 차례 해외연설 후 국제사회 반응을 살펴 오는 8월경 발표할 아베 담화 내용을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최근 아베 총리는 직접적인 사죄 표현을 생략하는 담화를 낼 가능성을 시사했다. 일본 정부가 16일 공개한 아베 담화 관련 전문가 간담회 제3차 회의록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일본의 공적개발원조(ODA)와 관련해 "많은 음덕을 쌓은 70년"이라고 표현하며 "조용한 긍지"를 가질 필요가 있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간담회 좌장 대리인 기타오카 신이치 국제대학 학장도 지난 10일 강연에서 "침략 사실이 있었는지 어떤지, 그것을 담화에 쓸지 말지, 그리고 사죄를 할지 말지는 모두 별개"라며 "사죄보다는 반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미국 오바마 정권도 미일동맹 강화에 힘 쏟는 아베 총리의 행보를 환영하고 있다.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 8일 보도된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미일 협력의 잠재 이익이 과거의 긴장과 현재의 정치보다 중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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