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성완종 측근 7인 빠르면 19일 소환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이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리스트와 관련된 핵심 관계자의 소환 절차에 착수했다.

수사팀이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다음 단계로 넘어가겠다"며 속도감 있는 수사를 시사한 만큼 소환조사는 이르면 19일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1차 소환 대상으로는 성 전 회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수행비서 이모(43)씨와 회사 홍보업무를 총괄한 박준호(49) 전 상무 등을 포함한 경남기업 전·현직 주요 임직원 6~7명 정도가 거론된다.

이들은 성 전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인물들이다. 이달 15일 압수수색 대상에도 포함됐다.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의 진실을 밝혀줄 핵심 인물인 셈이다.

수행비서 이씨는 성 전 회장의 생전 행적을 가장 잘 아는 '복심' 같은 인물로 꼽힌다. 2000년대 초반 경남기업에 입사한 그는 2012년 성 전 회장이 충남 서산·태안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돼 국회에 입성하자 수석보좌관으로 따라갔다.성 회장이 의원직을 상실한 이후에는 비서실로 자리를 옮겨 성 전 회장의 주요 일정을 관리했다. 그는 이달 3일 경남기업 비리 의혹과 관련해 성 전 회장이 검찰에 소환됐을 때도 그의 옆을 지켰다.

수사팀은 압수수색 전날 이씨를 불러 수사상 필요한 자료를 건네받았다.

박 전 상무는 경남기업의 홍보업무를 총괄하며 사실상 회사의 '입' 역할을 했다. 그는 젊은 시절 국회의원실 보좌관 등으로 일하다 2003년 경남기업에 입사했고 정무감각이 뛰어나 성 전 회장이 모든 일을 믿고 맡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경남기업 계열사인 온양관광호텔 대표로 있다.특히 성 전 회장의 대외·홍보 활동을 전담한 만큼 정관계 인사와의 만남이나 금품 로비 등과 관련해 성 전 회장의 행적을 비교적 자세히 알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성 전 회장이 사망하기 전날인 8일 수행비서 이씨 및 변호인과 함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고, 성 전 회장 사망 후에는 장례 절차에 대한 기자회견도 도맡았다.

경남기업의 재무업무를 총괄해온 한모(50) 부사장과 윤모(52) 전 부사장도 우선 소환 대상이다.한 부사장은 성 전 회장 사망 전 경남기업 비리를 수사하던 검찰에 한두 차례 소환돼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정치권으로 흘러들어 갔을 것으로 의심되는 경남기업 전도금(본사에서 건설 현장에 보내는 지원금) 32억원의 용처는 물론 경남기업의 수상한 돈흐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으로 수사팀은 보고 있다.

그는 성 전 회장의 심복 가운데 한 명이었지만 검찰 조사 과정에서 성 전 회장에 불리한 진술을 해 관계가 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수사팀은 한 부사장을 설득해 의혹의 실체에 접근할 진술을 받아내는 방안을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부사장은 성 전 회장이 2011년 5~6월께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홍준표 경남지사에게 1억원을 줬다는 주장을 펼 때 배달자로 지목한 인물이다.

홍 지사가 이번 수사의 첫 타깃이 될 경우 가장 먼저 소환될 가능성이 큰 인물로 꼽힌다.

이밖에 수행비서 이씨와 함께 '성완종 의원실'에서 각각 보좌관과 비서관으로 지낸 정모 부장, 수행비서 금모씨, 성 전 회장 사망 때 유서를 처음 발견한 전속 운전기사 여모씨 등도 수사팀이 소환조사를 저울질하는 인물들이다.수사팀은 압수물과 이들이 진술한 내용을 토대로 '성완종 리스트' 당사자들 가운데 금품수수 정황이 가장 구체적으로 드러난 인물을 우선 수사할 방침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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