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리그 리뷰] 첼시 vs 맨유, 캐릭 결장의 나비효과 극복 못했다

▲ 캐릭이 없는 상황에서 펠라이니마저 막히자, 맨유의 공격은 답답해질 수밖에 없었다. (사진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



예상대로 마이클 캐릭의 공백은 컸다. 종아리 부상으로 결장한 캐릭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루이스 반 할 감독은 안데르 에레라와 웨인 루니를 한 칸씩 아래로 내리고 라다멜 팔카오를 원톱으로 기용하는 처방을 내렸지만, 이 판단은 오히려 좋았던 공격 리듬까지 흐트러뜨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여기에 마루앙 펠라이니까지 커트 조우마에게 봉쇄당하면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다시 한 번 스탬포드 브릿지의 무서움을 실감해야 했다.

캐릭 결장의 나비 효과



캐릭 결장으로 선수 구성에 변화를 줘야했던 반 할 감독은 라다멜 팔카오를 원톱에, 애쉴리 영과 마루앙 펠라이니, 웨인 루니, 후안 마타를 2선에, 안데르 에레라를 수비형 미드필더에 배치하는 4-1-4-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데일리 블린트마저 부상으로 빠진 맨유 입장에서는 대안이 없었던 상황.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 선택은 공격과 수비 모두에 악영향을 미쳤다.

최근 맨유의 주된 공격 루트는 영의 측면 돌파와 펠라이니, 에레라의 침투, 마타와 에레라, 안토니오 발렌시아가 우측에서 펼치는 조합 플레이다. 영이 드리블 돌파로, 마타와 에레라, 발렌시아가 조합 플레이로 측면을 공략하고,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는 펠라이니의 힘과 높이를 이용하는 것이 핵심 패턴이다. 그런데 어제 경기에서 맨유는 자신들이 자랑하는 공격 패턴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캐릭 결장의 나비 효과였다.

패트릭 맥네어와 발렌시아가 적극적으로 볼을 운반하고, 에레라와 루니가 패스를 분배한 맨유의 후방 공격 전개는 나쁘지 않았다. 문제는 상대 위험 지역에서 기회를 만드는 부분이었다. 루니와 마타, 발렌시아가 지속적으로 오른쪽에서 볼을 잡았지만, 위협적이었던 조합 플레이는 찾아볼 수 없었다. 마타와 에레라가 원투 패스로 수비를 끌어들이고, 빈 공간으로 발렌시아가 침투하는 패턴 플레이가 존재했던 이전 경기에서와 달리, 마타와 루니, 발렌시아는 전혀 호흡이 맞지 않았다. 에레라의 자리에 배치된 루니는 측면에서 정교한 부분 전술을 수행하기보다는 볼을 잡으면 반대쪽 측면으로 볼을 순환시키는 데 집중했고, 이것은 공격 패턴의 단조로움으로 나타났다.



실점 장면 역시 캐릭의 부재가 드러난 대목이었다. 실점 상황에서 첼시는 단 4명으로 공격을 전개했다. 7명이 수비를 펼치고 있었던 맨유가 어렵지 않게 막을 수 있었던 장면. 그러나 루니는 잘못된 위치 선정으로 세스크 파브레가스에게서 오스카에게로 가는 패스 길을 열어줬고, 에레라는 침투하는 에당 아자르를 순간적으로 놓치고 말았다. 길목을 틀어막는 데 탁월한 능력을 지닌 캐릭의 공백이 여실히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무리뉴 감독의 승부수, 조우마 카드



이전 경기에서 맨유가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은 펠라이니를 활용한 공간 만들기였다. 오른쪽에서의 조합 플레이가 효과를 내지 못할 때는, 펠라이니의 힘과 높이를 활용해 상대 수비를 끌어들이고, 그 공간을 영이 공략하는 형태가 또 하나의 해법이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무리뉴 감독은 맨유 전술의 핵인 펠라이니를 막을 특별한 방법을 들고 나왔다. 지난 토트넘과의 캐피털 원 컵 결승전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해 쏠쏠한 활약을 펼쳤던 조우마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한 것이다. 공격적인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펠라이니를 막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는 무리뉴 감독의 생각이었다.



무리뉴 감독의 판단은 정확했다. 롱볼 공격 전개의 중심이자, 앞 선에서 포스트 플레이로 공간을 만들어주는 펠라이니가 조우마에게 집중 견제를 당하자 맨유는 첼시 골문 근처에서 공격을 풀어갈 방법을 찾지 못했다. 조우마가 펠라이니를 철저히 봉쇄하면서 브라니슬라프 이바노비치는 영의 돌파를 막는 데 집중할 수 있었고, 게리 케이힐과 존 테리도 자리를 지키면서 촘촘한 수비 조직을 유지할 수 있었다. 영의 돌파도, 펠라이니에게서 파생되는 공격도, 오른쪽 측면에서의 조합 플레이도 통하지 않는 상황에서 맨유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반 할 감독 입장에서는 캐릭의 결장이 두고두고 아쉬울 경기였다. 캐릭의 결장으로 전체적인 팀 구성에 변화를 줄 수밖에 없었던 맨유는 제대로 힘도 써보지 못하고 패한 인상이 짙었기 때문이다. 반면 무리뉴 감독은 자신이 왜 세계 최고의 전략가로 불리는지를 증명했다. 경기를 길게 보면서 상대의 장점을 차근차근 봉쇄하고, ‘한 방’으로 승점 3점을 따내는 모습은 경이로울 정도였다. 늘 그랬듯이 정답을 찾아낸 무리뉴 감독은 충분히 승리의 기쁨을 맛볼 자격이 있었다.


정진호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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