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섭의 파격…행자부, 삼성처럼 자율출퇴근제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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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출퇴근 시간 자율 조정…5월부터 전면 실시행정자치부 공무원들은 다음달부터 통상적인 근무시간(오전 9시~오후 6시)에 구애받지 않고 출퇴근 시간을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와 같은 자율출퇴근제다. 공직 사회의 일하는 방식을 바꾸기 위한 정종섭 행자부 장관(사진)의 파격적인 실험이다.
행자부는 직원들이 자신의 생활방식에 맞춰 출퇴근 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자율출퇴근제를 20일부터 시범 실시한다고 19일 발표했다. 자율출퇴근제는 국가공무원복무규정에 따른 유연근무제 중 근무시간선택형에 해당하는 것으로, 제도적 기반은 마련돼 있지만 아직 공직 사회에서는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는 개별 공무원의 신청에 따라 실시됐지만, 신청비율은 전체 공무원의 1%대에 불과했다.행자부는 우선 20일부터 기획조정실 소속 창조행정담당관실과 정보통계담당관실, 국제행정협력담당관실 등 3개 부서 공무원을 대상으로 자율출퇴근제를 시행할 방침이다. 다음달부터는 모든 부서로 확대한다. 공공기관이 전 부서 공무원을 대상으로 자율출퇴근제를 실시하는 건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를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행자부 공무원은 본인의 담당 업무 등을 고려해 하루 4~12시간, 주 5일, 주당 40시간 근무라는 세 가지 요건만 충족하면 오전 6시부터 밤 12시까지 자유롭게 출퇴근 시간을 조정할 수 있다. 행자부는 자율출퇴근제를 다른 중앙부처와 지자체에도 적극 확산시켜나갈 계획이다.
행자부는 지난 13일부터 본사(서울 서초사옥) 임직원을 대상으로 자율출퇴근제를 시행한 삼성전자를 벤치마킹했다고 설명했다. 황명석 행자부 창조행정담당관은 “공직사회도 삼성처럼 일하는 방식을 바꿔야만 생존과 경쟁이 가능하다는 정 장관의 지시에 따라 자율출퇴근제를 도입했다”고 밝혔다.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출신인 정 장관은 지난해 7월 취임 이후 공직사회에 파격적인 실험을 잇달아 시도하고 있다. 지난해 1월엔 중앙부처 중 처음으로 유연근무제의 일종인 ‘재량근무’를 시행했다. 행자부 국장들을 대상으로 닷새 동안 사무실 밖에서 근무해 다양한 경험을 쌓도록 한 것이다. 이어 지난달엔 장·차관의 결재권을 실·국장 이하 직위에 대폭 위임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