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디즈니, 천으로 찍어내는 3D 프린터 개발

코넬·카네기멜론大 등과 협업
미국 디즈니연구소가 천(펠트)을 이용해 물건을 찍어내는 3차원(3D) 프린터를 개발했다. 펠트는 양모 등을 압축해 만든 부드럽고 두꺼운 천의 일종이다. 지금까지 3D 프린터는 대부분 플라스틱이나 금속 등 딱딱한 소재를 사용했던 데 반해 부드러운 섬유 소재가 사용된 것이어서 주목된다.

디즈니연구소는 18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코넬대와 카네기멜론대 등과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펠트 3D 프린터를 이용하면 천 조각을 여러 겹으로 붙여 물체를 만들 수 있다. 디즈니는 이 3D 프린터를 이용해 토끼 인형(사진)을 만드는 과정을 시연했다.펠트 3D 프린팅은 기존의 방식과 차이가 있다. 지금까지는 플라스틱이나 금속을 녹여 한 층 한 층 쌓아나가는 것이 일반적인 방식이었다. 반면 펠트 3D 프린팅은 레이저로 펠트 천을 잘라내는 것부터 시작한다. 이후 잘린 펠트 조각을 한 겹 한 겹 쌓고 접착제로 붙여 결과물을 완성한다.

부드러운 천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유아용 장난감으로 제작하기 쉽다. 천 조각 사이에 전류가 통하는 전도체를 배치하면 손으로 눌렀을 때 반응하는 펠트 인형 제작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배를 누르면 노래하는 인형도 3D 프린터로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연구자들은 이 기술로 스마트폰으로부터 무선으로 전력을 공급받는 펠트 스마트폰 케이스도 제작했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