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백수오'에 놀란 코스닥, 장중 한때 5%대 폭락 '롤러코스트'

코스닥지수가 주도주의 약세와 과열 경계감이 맞물리면서 장중 한때 5%대 폭락세를 보이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나타냈다. 막판 낙폭을 다소 축소해 700선은 간신히 지켜냈다.

코스피지수는 그리스 채무 협상과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를 앞둔 관망세에 이틀째 약보합 마감했다.22일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1.18포인트(1.56%) 내린 703.34를 기록하며 6거래일 만에 하락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39억원, 392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개인이 1062억 어치 주식을 사들였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날 710 후반대에서 상승 출발한 코스닥은 개인과 기관의 순매수에 오름폭을 키워나가며 장 중 720선을 회복하기도했다. 이후 '사자'로 돌아선 기관이 외국인과 함께 매물을 내놓자 코스닥은 오후 들어 급락 전환했다. 지수는 한 때 5% 넘게 폭락하며 670선까지 떨어졌다.

널뛰기 장세가 이어지면서 코스닥시장 거래대금도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날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은 7조3777억원으로 사상 최고 수준에 달했다. 직전 최대치는 2000년 2월14일에 기록한 6조4200억원이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대부분 약세였다. 파라다이스 메디톡스 산성앨엔에스 CJ오쇼핑 등이 2% 안팎으로 하락했다. 업종별로도 인터넷 통신서비스를 제외하고 일제히 내리막길을 걸었다.

내츄럴엔도텍은 백수오 제품의 대부분이 가짜 원료를 사용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하한가로 추락했다. 반면 약세장에서도 이지웰페어가 사상 최대 실적 소식에 이틀째 상한가를 기록했다. 바이로메드는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의 미국 임상 3상 시험 승인에 13% 넘게 뛰었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그동안 코스닥 상승의 주도주 중 하나였던 내츄럴엔도텍이 가짜 원료 의혹에 휩싸이며 하한가로 떨어진 것이 원인이 됐다"며 "주도주가 흔들리면서 다른 종목들에도 '매도' 빌미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90포인트(0.04%) 내린 2143.89에 장을 마쳤다. 간밤 미국 증시는 엇갈린 기업 실적과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에 혼조 마감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2거래일째 '바이 코리아(Buy Korea)'를 외치며 홀로 7100억원이 넘는 주식을 쓸어담았다. 기관과 개인은 각각 4147억원, 4748억원 어치 매물을 쏟아냈다. 프로그램은 차익, 비차익 모두 순매수로 전체 2880억원의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의 거래대금은 8조3885억원으로 지난 13일 이후 7거래일만에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은 엇갈린 흐름을 보이고 있다.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신한지주 삼성생명이 1% 오른 반면 한국전력과 SK텔레콤 제일모직은 2% 안팎으로 내렸다. 업종별로는 보험과 전기전자 금융 화학 등을 제외하고 대부분 내렸다.

전날 1분기 깜짝 호실적을 발표한 대림산업이 2% 올랐다. 한진칼도 정석기업과의 합병 기대감에 2% 상승했다. 반면 포스코가 실적 부진 여파에 3% 약세였고, 신원은 오너 탈세혐의 고발 소식에 13% 넘게 급락했다. BGF리테일은 대주주측의 지분 블록딜 소식이 전해지며 5% 빠졌다.

원·달러 환율은 하루만에 하락 마감했다.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80원(0.35%) 내린 1079.60원에 이날 거래를 마쳤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