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도주 추락에 '휘청'한 코스닥…과열 경고등도 '번쩍'(종합)

코스닥지수가 널뛰기 장세를 보인 끝에 6거래일만에 하락 마감했다. 장 막판 낙폭을 되돌리며 700선은 겨우 지켜냈지만, 주도주의 추락과 과열 경계감이 맞물리면서 지수는 장 중 한 때 5% 넘게 급락하기도 했다.

◆주도주 추락에 시장 '흔들'…내츄럴엔도텍 '下'이날 710 후반대에서 상승 출발한 코스닥은 오름폭을 키워나가며 7년4개월여만에 장 중 720선을 회복하기도했다. 그러나 이내 순매도로 돌아선 기관이 외국인과 함께 매물을 내놓자 코스닥은 급락 전환해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지수는 한 때 5% 넘게 폭락하며 670선까지 떨어졌다.

널뛰기 장세가 이어지면서 코스닥시장 거래대금도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날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은 7조3777억원으로 사상 최고 수준에 달했다. 직전 최대치는 2000년 2월14일에 기록한 6조4200억원이었다.

코스닥시장 주도주 일부가 급격히 무너진 데다 높아진 밸류에이션(가치 대비 평가)이 부각되면서 투자심리를 급냉각시켰다는 분석이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그동안 코스닥 상승의 주도주 중 하나였던 내츄럴엔도텍이 하한가로 떨어진 것이 원인이 됐다"며 "주도주가 흔들리면서 다른 종목들에도 '매도' 빌미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코스닥 시가총액 12위 내츄럴엔도텍은 백수오 제품 대부분이 가짜 원료를 사용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하한가로 추락했다.

김중원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닥의 밸류에이션이 과거 IT버블 이상으로 높은 수준까지 상승했기 때문에 이날 급락세는 어느 정도예상 가능한 부분이었다"며 "그동안 코스닥 상승을 주도했던 기관이 코스닥 종목을 정리하고 코스피와 대형주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불거진 것"이라고 진단했다.◆'돌발' 악재에 일시적 변동성 확대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대부분 약세였다. 파라다이스 메디톡스 산성앨엔에스 CJ오쇼핑 등이 2% 안팎으로 하락했다. 업종별로도 인터넷 통신서비스를 제외하고 일제히 내리막길을 걸었다.

KG이니시스와 KG모빌리언스가 합병 부인 소식에 각각 6% 9% 급락했다. 반면 약세장에서도 이지웰페어가 사상 최대 실적 소식에 이틀째 상한가를 기록했다. 바이로메드는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의 미국 임상 3상 시험 승인에 13% 넘게 뛰었다.증시 전문가들은 이날 코스닥이 예기치 못한 돌발 악재에 크게 주저앉았지만, 상승 흐름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고 봤다. 이날 급락 장세는 일시적 조정 수준이며, 유동성 장세가 펼쳐지고 있는만큼 투자 심리 자체가 위축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평이다.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동안 시장을 끌고 왔던 성장주들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일순간에 변동성이 확대됐다"며 "투자과열 양상을 보였던 화장품주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생기면서 투자심리가 일순간 극단적으로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