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품귀·유출…실수인가, 마케팅 전략인가

갤S6엣지·애플워치 품귀 사태
G4 사진·스펙 고의 유출 의혹
SNS 등 입소문 마케팅 효과
지난 12일 유출된 LG전자 G4의 사진.
“갤럭시S6엣지 금색요? 좀 기다리셔야 해요.” “얼마나 기다려야 하나요?” “현재로선 알 수 없어요.”

2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SK텔레콤 대리점. 삼성전자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S6엣지 금색을 찾자 점원은 이렇게 말했다. 신제품 판매를 시작한 지 보름 정도 지났지만 국내시장에서 갤럭시S6엣지는 여전히 품귀다. 해외에선 애플의 첫 스마트워치 애플워치가 예약 판매 6시간 만에 품절됐다. 초일류 기업인 삼성전자와 애플이 시장 수요 예측을 잘못한 결과일까. 마케팅 전문가들은 ‘시장 예측 실패’라기보다는 마케팅 전략의 하나로 받아들인다.정보기술(IT)업계에선 제품 출시 초반에 품귀 현상을 야기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증폭시키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달 판매에 들어간 삼성전자와 애플 신제품이 나란히 품귀 현상을 빚은 것도 이런 마케팅 전략과 무관치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6엣지) 수요 예측이 빗나갔다고 인정했다. 갤럭시S6와 갤럭시S6엣지의 판매 비율을 7 대 3 정도로 예상했는데 실제 판매해보니 5 대 5 수준이란 설명이다. 그래도 크게 초조해하는 분위기는 아닌 듯하다. 품귀 현상이 마케팅 효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애플은 지난 10일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중국 프랑스 독일 홍콩 일본 등 9개국에서 애플워치 온라인 예약 판매를 시작했다. 판매 결과 미국에선 6시간 만에 1차 물량이 매진됐다. 제품별로 적어도 4~6주, 늦게는 7월까지 기다려야 한다.쉽게 손에 넣기 어려운 제품은 판매 가격과 상관없이 가치가 올라간다. 가치가 높아지면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도 함께 커지기 마련이다. 품귀 마케팅은 이런 효과를 노린다. 이경미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는 “스마트 기기의 성능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려워지자 전자업체들이 브랜드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티징(teasing·예고편) 리킹(leaking·누설) 등 유출 마케팅도 많이 쓰인다. 신제품 공개 이전에 관심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제품의 스펙(부품 사양)이나 디자인을 확정하기 전에 미리 소비자 반응을 분석할 수 있다.

최근 LG전자 스마트폰 신제품 G4의 사진과 스펙이 통째로 유출됐다. 삼성전자도 갤럭시S6 공개에 앞서 해외 IT 전문 매체들을 이용해 스펙을 조금씩 유출한 뒤 소비자 반응을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