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톡스 "보톡스 본고장 미국 공략 본격화"

정현호 대표

미국 엘러간에 3900억 수출
20개국 '필러' 수출도 추진
지난 23일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열린 제78회 ‘한국을 빛낸 이달의 무역인’ 시상식에서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왼쪽)와 김영규 드림콘 대표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한국무역협회 제공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와 김영규 드림콘 대표가 제78회 ‘한국을 빛낸 이달의 무역인’으로 선정됐다. 한국무역협회와 산업통상자원부, 한국경제신문은 수출 확대와 고용 증대에 기여한 중소 수출기업인을 매달 두 명 뽑아 시상하고 있다.

“K뷰티 열풍에 힘입어 태국 등에서 좋은 성과를 냈습니다. 아시아를 넘어 보톡스 최대 시장인 미국과 유럽시장으로 가겠습니다.”정현호 메디톡스 대표는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60개국에서 지난해 4046만달러어치를 수출했다”며 “까다로운 규제로 진출이 어려운 미국과 유럽 시장도 적극 공략해 글로벌 바이오업체로 발돋움하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선문대 미생물학과 교수 출신으로 2000년 메디톡스를 설립했다. 2006년엔 국내 최초이자 세계 네 번째로 보톡스 원료인 보툴리눔 톡신 개발에 성공했다. 국내 보톡스 시장에서 40%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메디톡스의 작년 수출은 전년 대비 228.9% 늘어나 4046만달러에 달했다. 보톡스 시술에 관심을 갖는 아시아 여성들이 증가하고 K뷰티 열풍까지 불면서 일본, 태국에서 보톡스 매출 1위를 차지했다. 수출이 늘면서 전체 매출도 커졌다. 지난해 매출은 758억원으로 전년 대비 94.1% 증가했다.하지만 수출 지역 다변화가 절실한 시점이다. 세계 보톡스 시장의 80%는 미국과 유럽이 차지하고 있다. 2조원 규모에 달하는 시장이지만 까다로운 규제 탓에 진출이 쉽지 않았다.

정 대표는 “미국과 유럽은 수입 규제가 다른 나라보다 훨씬 까다롭다”며 “이 때문에 규제가 약한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수출해 왔다”고 설명했다.

2013년 9월 세계 1위 보톡스업체 미국 엘러간과 맺은 3900억원의 기술수출 계약은 좋은 기회가 될 전망이다. 엘러간은 세계 처음으로 보톡스를 상품화한 업체다.기술 수출계약에 따르면 메디톡스가 제품 생산을 맡고 엘러간은 개발 및 판매를 담당한다.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 임상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정 대표는 “메디톡스가 공급하는 제품이 엘러간사를 통해 미국과 유럽 등에 판매되면 안정된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고 했다.

필러 수요가 늘어나면서 보톡스와의 시너지 효과도 커지고 있다. 보톡스는 근육의 수축 작용을 일정 기간 막아 주름이 펴지도록 한다. 필러는 인체에 무해한 물질을 볼륨감이 필요한 부위에 채워넣어 피부 조직을 보충해준다. 메디톡스는 2011년부터 필러 ‘뉴라미스’를 판매하고 있다. 뉴라미스 판매액은 2013년 20억원에서 지난해 75억원으로 늘었다.

정 대표는 “최근 보톡스와 필러를 함께 구매하려는 해외 바이어가 줄을 잇고 있다”며 “20개 국가에서 뉴라미스 허가 절차를 동시에 밟고 있으며 앞으로 높은 성장성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해외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 법인도 추가로 설립할 계획이다. 지난 2월 메디톡스는 대만 의료기기업체 DMT와 합작법인 ‘메디톡스 타이완’을 설립했다. 정 대표는 “중국 홍콩 일본 등지에도 현지 법인을 설립해 세계시장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