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 매매 거래량, 전세의 두 배

서울 아파트 매매 > 전세…작년 0 區→올 22개區로

전세가율 70% 넘어서
차라리 '내집 사자' 확산
연립·다세대 이주도 늘어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75.4%로 서울에서 가장 높은 성북구의 이달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651건으로 전세 거래량(329건)보다 두 배 가까이 많다. 강남·송파·용산구를 제외한 서울 22개구에서 매매·전세 거래량이 역전됐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전국 평균 전세가율이 70%를 웃돌 정도로 전셋값이 고공행진하고 있는 점을 그 배경으로 꼽았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한강 이북 14개 자치구의 평균 전세가율은 2002년 8월 이후 12년8개월 만에 처음으로 70%대로 올라섰다. 도심 출퇴근이 쉬운 마포구(70.3%)는 새 아파트 입주 효과까지 겹치면서 이달 처음으로 70%를 넘어섰다. 집값이 비싼 탓에 상대적으로 전세가율이 낮았던 서초구(65.3%) 송파구(64.1%) 강남구(60.8%) 등 강남3구도 전세가율 60%를 돌파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분양시장 활황 등으로 수도권 부동산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지면서 내집 마련을 미뤘던 세입자들이 주택 구입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올 들어 매매 거래량이 전세 거래량을 추월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지난해 12월까지 매매 거래량이 전세 거래량보다 많았던 지역은 한 곳도 없었다. 그러나 올 1월 세 곳을 시작으로 3월에는 15개 자치구, 이달엔 22개 자치구에서 매매 거래 건수가 전세 거래 건수를 넘어섰다. 서울에서 아파트 거래량이 가장 많은 노원구는 매매 거래량(1069건)이 전세 거래량(779건)을 30% 이상 웃돈다. 국토교통부 집계 결과 지난해 1분기(1~3월) 대비 올 1분기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 증가율은 18.3%로 같은 기간 전·월세 거래량 증가율(2.8%)을 크게 웃돌았다.

아파트 세입자가 집값과 전셋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연립·다세대주택으로 이주하거나 월세 재계약을 맺은 것도 매매 거래량의 전세 거래량 추월 배경으로 추정된다. 봄 이사 성수기가 끝났음에도 이달 하루평균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는 417건으로 지난달(421건)과 큰 차이가 없는 반면 전세 거래는 305건으로 지난달(435건)보다 42.6%나 줄었다.

세입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연립·다세대주택으로 갈아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달 연립·다세대주택 매매(5443건)와 전세(7105건) 거래량은 사상 최대였다.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2월 25.4%에서 이달에는 31.6%로 상승했다. 관악구(42.4%)와 서초구(40%)는 월세 비중이 40%를 넘어섰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