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화 첼로·안숙선 소리…시골 마을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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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재단·한예종, 내달부터 '예술세상 마을 프로젝트'“어린이들과 예술을 통해 행복한 마을을 만드는 것만큼 의미있는 일도 없습니다. 음악을 통해 마음으로 행복감을 느낄 수 있죠. 아이들과 만나는 것 그 자체로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첼리스트 정명화)
평창 계촌리 5~7월·남원 비전마을은 7~9월 축제 열어
“음악을 나누면서 접점을 만들고 거기서 연주가 시작되고, 이런 연주가 퍼져 새로운 음악마을을 탄생시켰으면 합니다. 정명화 선생과 함께 국악과 클래식이 시골 작은 마을에서 시작해 온 국민과 세계에 잘 울려퍼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판소리 명창 안숙선)음악계 거장 정명화와 안숙선이 시골 작은 마을의 아이들, 주민과 직접 소통하며 클래식 음악과 국악을 전파한다. 현대차정몽구재단(이사장 유영학)과 한국예술종합학교(총장 김봉렬)가 공동 기획·주관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예술세상 마을 프로젝트’를 통해서다.
이 프로젝트는 장르별 ‘예술 거장’을 중심으로 농·산·어촌의 작은 마을에서 마을 주민과 전국 예술동호인이 함께 어우러져 축제를 벌이고, 이를 통해 일상에서 문화의 가치가 확산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사업이다. 2017년까지 3년간 이어질 첫 프로젝트 마을로 강원 평창군 방림면 계촌리(클래식마을)와 전북 남원시 운봉읍 비전마을(국악마을)이 선정됐다.
유영학 이사장은 29일 서울 계동 현대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재단 설립자(정몽구 회장)의 뜻에 따라 문화 격차를 해소하고 문화 향유의 기회를 넓히기 위해 진행하는 사업”이라며 “두 거장과 함께하게 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정명화는 계촌리, 안숙선은 비전마을의 예술 거장으로 참여해 내달부터 9월까지 마을 주민, 아이들과 함께하는 어린이 캠프, 연주회, 마을 축제 등 다양한 행사를 연다. 계촌리는 평창군에서 가장 외진 마을로 계촌초 전교생 42명이 ‘계촌별빛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비전마을은 30여가구가 사는 작은 마을로 동편제 창시자 송홍록 선생의 생가가 있다.
정몽구재단과 한예종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 예술 꿈나무도 육성한다. 이를 위해 지난달부터 계촌초에서 한예종 음악원 졸업생들이 계촌별빛오케스트라 단원을 대상으로 정기 레슨을 하고 있다. 단원들은 향후 3년간 지도를 받은 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 무대에서 연주할 계획이다.
정명화는 “제가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대관령 국제 음악제와 여름 음악학교에 아이들을 초청해 더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배우게 하겠다”고 말했다. 비전마을 축제에서는 안숙선이 ‘판소리 꿈나무 캠프’를 열어 지역 판소리 영재들을 직접 지도할 예정이다.‘예술세상 마을 프로젝트’의 예술감독을 맡은 이동연 한예종 한국예술학과 교수는 “내년에 정명화 선생이 비전마을, 안숙선 선생이 계촌마을을 방문해 아이들을 만나는 행사도 열 예정”이라며 “‘내년 마을 축제에서는 현재 준비 중인 ‘첼로와 판소리를 위한 곡’을 두 분이 협연하는 무대도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강원도와 전라북도, 평창군, 남원시 등 지자체가 후원한다. 유 이사장은 “프로젝트를 지역 문화예술 진흥을 위한 민·관·학 협력 사업의 성공적인 모델로 만들어갈 것”이라며 “우선 음악부터 시작해 건축과 만화·애니메이션 등 다른 장르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