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컨 글로벌 콘퍼런스] "'오일 머니' 무장한 사우디가 유가 결정권…65달러 안팎서 움직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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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에너지산업 패권 누가 잡을까
하루 200만배럴 초과공급…美 소규모 원유업체 '타격'
채굴기술 발달…생산비 줄어
셰일원유 경쟁력 높아지면 北美, 수출 중심지로 부상


그는 “아직은 사우디아라비아가 가격 변동의 열쇠를 쥐고 있다”며 “7000억달러에 달하는 사우디의 외환보유액이 사우디가 50달러대에 원유를 공급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카렌 허버트 전 미 에너지부 차관보는 “향후 10년간 미국을 비롯한 캐나다 멕시코 등 북미지역이 원유 수출의 중심지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셰일원유 등에 대한 채굴기술 발달로 생산비용이 계속 줄어 그만큼 경쟁력이 생길 것이라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허버트 전 차관보는 “이전에는 사우디를 주축으로 한 OPEC의 공급과 미국 수요가 시장의 균형을 이뤘지만 지금은 공생관계가 깨졌다”며 “미국은 더 이상 OPEC에 에너지를 의존하지 않고 있으며, OPEC도 아시아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덧붙였다.공급 못지않게 수요 측면의 변화를 눈여겨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지금은 공급 초과에 따른 가격 하락으로 석유업체들이 돈을 벌지 못하고 있지만 앞으로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2위 에너지기업 셰브론의 피에르 브레버 부사장은 “음식, 교통, 주거를 위한 냉난방에 이르기까지 모든 인류의 생활은 에너지를 기반으로 한다”며 “태국의 1인당 에너지 소비량은 현재 미국의 10%에 불과하지만 경제 발전과 함께 에너지 소비가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 인도의 중산층 증가에 맞춰 에너지 수요가 급격히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허버트 전 차관보는 “이란 경제제재, 이라크 전쟁 등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맞물려 유가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로스앤젤레스=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