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후원국 성공 모델…삼성·현대 도움 컸다"

조시 리즈우드 플랜 이사회 의장

6·25 직후 구호 어린이 65만명
아시아 거점 후원국으로 발돋움
“6·25전쟁의 폐허에서 전쟁고아 등 구호 대상 어린이만 65만명에 달했던 한국이 이제는 국제사회에서 가장 성공적인 후원국 모델을 만들고 있다.”

국제 어린이 구호단체인 플랜인터내셔널(플랜)의 조시 리즈우드 이사회 의장(사진)은 최근 서울 중구에 있는 한 호텔에서 기자를 만나 “한국이 아시아 거점 후원국으로 자리매김한 데는 삼성 현대 등 대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특히 현대, 삼성그룹이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 저개발 국가에 기술학교 등을 세우고, 수많은 임직원이 개인 후원 계약을 통해 아동들을 지원한 것을 높게 평가했다. 리즈우드 의장은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과 함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으로서 개인 후원자의 저변이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전 세계 후원자의 절반은 개인 후원자”라며 “개인 후원자의 저변이 확대돼야 구호활동의 효과가 극대화된다”고 말했다.

리즈우드 의장은 “올해 유엔이 빈곤 퇴치를 목표로 2000년 설정한 새천년개발목표(MDGs)가 끝나고, 내년부터 전 세계가 지구촌 공동의 문제에 대응하자는 차원의 지속가능한 개발목표(SDGs)가 시작된다”며 “그 아젠다로 플랜은 여자아이들에 대한 교육권을 확립하는 운동을 벌여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21~23일 한국에서 열린 플랜 이사회 참석차 방한한 리즈우드 의장은 50년 전 플랜의 전신인 ‘양친회’의 후원을 받은 김명기 구족(口足)화가와 뜻깊은 만남을 가졌다. 김씨는 어린 시절 감전사고로 두 손을 잃었으며 1964년부터 1968년까지 4년간 양친회의 후원을 받았다. 김씨는 리즈우드 의장을 만나 “스웨덴의 양부모가 보내준 엽서를 보고 화가로서 희망을 키웠다”며 “서울에서 플랜 후원국들의 모임이 열릴 정도로 한국의 위상이 높아져 뿌듯하다”고 말했다.1937년 영국에서 출범한 플랜은 21개 후원국의 모금을 통해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53개국 1억7400만여명의 아동에게 다양한 분야의 후원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한국은 과거 후원을 받는 수혜국이었지만 1996년 OECD에 가입하면서 ‘플랜코리아’를 설립, 후원국이 됐다.

진명구 기자 pmg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