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앞에 피의자로 서는 '모래시계 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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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리스트' 홍준표 경남지사 8일 오전 소환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1억원을 건네받은 의혹이 제기된 홍준표 경남지사가 검찰 조사를 받는다. 검사 시절 부패 척결에 앞장서 드라마 ‘모래시계’ 주인공으로 각색됐던 홍 지사가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검찰 앞에 서게 된 것이다. 수사팀은 단 한 번의 소환조사로 혐의를 확정하고 기소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검찰 '1억원 전달' 진술 등 확보…한 번의 조사로 혐의 입증 자신
홍준표, 맞춤형 변호인단 구성
특수팀장 문무일 검사장과 인연 이우승·이혁 선임…특수통 대결

검찰은 홍 지사 최측근들 조사를 대부분 마쳤다. 수사팀은 이날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정부비서관을 지낸 홍 지사의 또 다른 측근인 김해수 씨를 불러 조사했다. 앞서 홍 지사의 보좌관 출신으로 한나라당 대표 경선 당시 캠프에서 회계 업무를 담당했던 나경범 경상남도청 서울본부장과 홍 지사 비서관 출신인 강모씨를 조사했다.
홍 지사는 검찰의 소환 조사를 앞두고 만반의 준비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지사 변호인인 이우승 변호사는 2003~2004년 노무현 대통령 측근 비리 수사 때 특별검사보로 일했고 제주지방검찰청 부장검사였던 문무일 검사장은 이 수사팀의 일원이었다. 또 다른 변호인인 이혁 변호사도 남부지검 부부장검사로 재직하던 중 특검에 파견돼 문 검사장과 호흡을 맞췄다. 문 검사장의 수사 스타일을 가장 잘 아는 인물들로 변호인단을 구성했다.홍 지사는 1993년 서울지검 강력부 검사 시절 슬롯머신 업계 비호세력 사건을 수사하면서 ‘6공화국 황태자’로 불리던 박철언 전 의원과 검찰총장 후보로 거론됐던 이건개 전 대전고등검찰청장 등을 구속해 스타 검사로 떠올랐다. 이 사건을 소재로 한 TV드라마 ‘모래시계’가 인기를 끌면서 홍 지사는 ‘모래시계 검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1996년 15대 총선에서 신한국당 후보로 정계에 입문한 홍 지사는 18대 국회 때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대표 최고위원을 지냈다.
배석준 기자 eul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