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판매채널 제도 개선 세미나 "보험상품 중개업자 제도 도입"

“보험회사와 보험계약자로부터 독립 지위를 보장받는 ‘보험상품 중개업자’ 제도를 도입해야 불완전판매를 줄일 수 있다”

황진태 대구대 교수는 8일 서울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보험연구원 주최로 열린 ‘보험판매채널 제도개선 방안’ 세미나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정부는 황 교수의 주장처럼 설계사 500인 이상의 보험대리점(GA)을 보험상품 중개업자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GA에 대한 정부의 감독 기능을 강화함과 동시에 보험 중개시장을 키우기 위해서다.

황 교수는 “전문성과 도덕성이 부족한 보험대리점이 난립하고 있다”며 “이들 대리점이 보험회사의 통제를 제대로 받지 않고 불완전판매에 대한 책임도 지지 않아 보험 계약자가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보험상품 중개업자에게는 소비자 보호를 위한 손해배상 책임보험을 의무적으로 가입하게 해야 할 것”이라며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법인 보험대리점과 중개사를 보험상품 중개업자로 전환하고 이들에게 판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차적인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대리점에서 판매하는 보험은 불완전판매에 대한 일차적 책임이 보험회사에 있어 보험 판매자의 책임이 크지 않다는 게 황 교수의 설명이다.

하지만 보험상품 중개업자로 전환하는 GA가 기업보험 중개권을 갖게 되는 점을 두고 보험중개회사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한만영 HIS보험중개 대표이사는 “GA 감독권 강화 취지는 공감하지만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중개권을 부여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만약 GA의 중계업계 편입이 불가피하다면 성격이 전혀 다른 가계성 보험과 기업성 보험의 구분이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호 보험연구원장은 “보험상품 중개업제도가 시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려면 보험상품 중개업자와 기존 대리점 채널 간 규제차익을 없애는 제도적 보완이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