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환 은혜, 20억원 장학금으로

김형식 서울국제학교 이사장

"6·25 피란시절 받았던 도움, 갚고 싶었다" 모교에 발전기금
지난 7일 서울 자양동 건국대 행정관에서 열린 ‘2015 건국대 죽암장학회 장학금 수여식’에서 김형식 서울국제학교 이사장(앞줄 왼쪽 네 번째), 건국대 김경희 이사장(다섯 번째), 송희영 총장(세 번째)과 죽암장학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건국대 제공
지난 7일 서울 자양동 건국대 행정관에서 열린 ‘2015 건국대 죽암장학회 장학금 수여식’에서 김형식 서울국제학교 이사장(앞줄 왼쪽 네 번째), 건국대 김경희 이사장(다섯 번째), 송희영 총장(세 번째)과 죽암장학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건국대 제공
“6·25전쟁 피란시절 경남 마산에서 중학교에 다니며 수업료를 내기도 어려울 때 한 목사님이 매달 건네준 용돈 5000환(현재 가치 약 5만원)으로 학교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때부터 열심히 공부하고 성공해 어려운 환경에 있는 사람을 돕겠다고 결심했죠.”

죽암 김형식 서울국제학교(SIS) 이사장(74)은 지난 7일 모교인 건국대에 발전기금 및 장학기금 20억7000여만원을 기부하며 이같이 말했다. 건국대는 이 돈으로 건국대 죽암장학회를 설립했다. 죽암장학회는 매년 건국대 재학생 6명을 뽑아 두 학기 동안 등록금의 절반을 장학금으로 지급할 예정이다.김 이사장은 “피란시절 한 개에 10환 하던 풀빵을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난다”며 “그때 경험이 학업을 계속하는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군 시절 김포비행단기지 병원에서 복무하면서 상관의 배려로 건국대 2부대학 영어영문학과에 입학했다. 김 이사장이 설립한 재단법인 서울국제장학재단이 매년 건국대 영어영문학과 학생 10명에게 서울국제장학금 100만원씩을 주게 된 계기다. 이번에도 영어영문학과 학생 10명이 이 장학금을 받았다.

김 이사장은 1966년 건국대 영문학과를 나와 1973년 미국인 교육자 에드워드 애덤스, 고 유일윤 건국대 이사장과 함께 국내 최초의 외국인 자녀 대상 국제학교인 서울국제학교를 설립했다. 2001년부터 이 학교의 이사장을 맡고 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