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의 도전…저축은행 이어 캐피털사 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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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앤캐시 모그룹 아프로, 씨티캐피탈 인수
최 회장, 대부업에서 출발
종합금융사로 성장
中·폴란드 등에 잇단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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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캐피탈을 최종 인수하면 아프로서비스그룹은 저축은행 대부업체 캐피털사를 아우르는 종합금융사의 면모를 갖춘다. 최 회장은 중장기적으로 카드·증권업 진출도 추진할 계획이다. 중국 폴란드에 이어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등으로 해외 진출을 확대하겠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기업여신 확대 포석
씨티캐피탈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아프로서비스그룹대부는 OK저축은행(옛 예주·예나래저축은행) 인수를 위해 지난해 7월 최 회장이 개인 돈 약 880억원을 출연해 설립한 회사다. 최 회장이 씨티캐피탈을 인수하기 위해 이 회사를 내세운 이유는 OK저축은행과의 시너지 효과를 고려한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최 회장은 저축은행 인수 이후 캐피털 회사에 관심을 가져왔다. 그러던 중 씨티캐피탈이 매물로 나왔다. 씨티캐피탈 인수전엔 아프로서비스그룹 외에도 국내 1위 저축은행을 보유한 SBI그룹과 대부업체 웰컴크레디라인대부가 뛰어들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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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로서비스그룹은 씨티캐피탈이 글로벌 금융회사인 데다 기업 여신 부문에 우수한 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씨티캐피탈의 인적 자원을 잘 활용하면 아프로서비스그룹 계열회사인 OK저축은행 등이 관계형 금융을 통한 기업여신을 확대하는 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글로벌 금융사의 꿈재일동포 3세인 최 회장은 2002년 원캐싱을 설립해 한국 대부시장에 진출한 뒤 승승장구하고 있다. 2004년엔 일본 대부업체 A&O인터내셔널을 인수한 뒤 ‘러시앤캐시’라는 브랜드를 내세워 국내 대부업 시장에서 파란을 일으켰고, 현재 확고한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러시앤캐시는 연 1000억원대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는 알짜 회사로 성장했다.
최 회장은 대부업 성공에 만족하지 않았다. 아프로서비스그룹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종합금융서비스그룹으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지난해 7월 ‘9전 10기’의 도전 끝에 예주·예나래저축은행을 인수해 OK저축은행을 출범시킨 것도 최 회장의 집념이 반영된 결과다.
해외시장 개척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중국 톈진·선전·충칭에 잇따라 대부업 법인을 설립했고, 지난달엔 국내 금융사로는 처음으로 폴란드에서 영업을 시작해 금융권을 놀라게 했다. 최 회장은 폴란드 법인 출범 당시 “법과 제도가 잘 정비돼 있는데도 금융서비스가 부족한 지역이 있다면 앞으로 얼마든지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아프로서비스그룹은 폴란드를 비롯해 체코 슬로바키아 등 옛 사회주의권 국가에 추가 진출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도 해외법인 설립을 위해 사업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다. 씨티캐피탈 인수 후엔 카드 및 증권업에 진출하는 것도 중장기 과제로 검토 중이다.
이지훈/류시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