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송전선 막아선 '지역 이기주의'

삼성 반도체 평택단지
착공 일주일만에 '차질'
일자리 창출 무산되나
지난 7일 착공한 삼성전자 반도체 평택단지가 주민들의 송전탑 등 송전선로 건설 반대로 전력 인프라 건설에 차질을 빚고 있다. 한국전력은 단지 입주 예정 업체들의 요청에 따라 2019년 6월까지 송전선로를 건설해 200만㎾의 전력 공급체계를 갖출 계획이지만 주민과의 갈등으로 6년 지연된 ‘밀양 송전탑 건설’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 나온다.

한국전력은 14일 경기 용인 명지대 용인캠퍼스에서 입지선정위원회 5차 회의를 열어 안성 서안성변전소에서 평택 고덕산업단지 인근 고덕변전소를 잇는 송전선로의 경과지를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주민 반대로 무산됐다. 주민대책위원회가 명지대 앞에서 400여명이 참가하는 반대시위를 열기로 함에 따라 학교 측이 입지선정위의 장소 사용을 취소한 것이다.289만㎡인 평택단지의 생산설비가 모두 완공되면 200만㎾의 전력이 필요하다. 한전은 1기 라인 등 초기 전력 수요 50만㎾는 임시설비 등을 통해 공급하고 나머지 150만㎾는 서안성~고덕 송전선로 건설을 통해 공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요청으로 2021년 6월 완공 예정이던 송전선로 건설을 2년 앞당기기로 했지만 주민의 반발로 불투명해졌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50만㎾로는 반도체 라인 1기 이상을 돌리기 어려워 라인을 증설하려면 반드시 추가 전력 인프라가 필요하다”며 “신규 라인 착공은 반도체 업황에 따라 빨라질 수 있는 만큼 송전선로 건설이 지연되면 반도체 생산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경제계에서는 대형 투자 프로젝트로 기대되던 일자리 창출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마지혜/남윤선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