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한 자전거 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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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16
눈길 달리는 두껍고 큰 바퀴
운동 효과 입소문에 에이모션·알톤, 판매 2배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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팻바이크는 소수 마니아의 전유물이었다. 최근에는 일반 동호인도 팻바이크를 찾기 시작했다. 2013년 12월 생긴 국내 최대 팻바이크 동호인 카페인 네이버 ‘팻빠’ 회원은 현재 5000명이 넘는다.팻바이크 무게는 15~18㎏으로, 10㎏ 안팎인 일반 자전거보다 무겁다. 바퀴도 두꺼워 속도를 내기 쉽지 않고 조작이 힘들다. 하지만 ‘남들과 다른’ 제품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이 인기 요인이다. 운동 효과가 큰 것도 특징이다. 팻빠를 운영하는 어태범 씨는 “일반 자전거를 타는 것보다 몇 배 힘이 드는 만큼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라며 “승차감이 좋고, 노면이 좋지 않은 겨울에 탈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팻바이크족(族)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국내 제품을 주로 구매한다. 에이모션의 우라노, 알톤스포츠의 맘모스, 삼천리자전거의 허리케인 등이 대표적이다. 가격은 40만~180만원대다. 200만원 이상인 설리, 스페셜라이즈드 등 해외 제품에 비해 저렴하다.
업체들은 팻바이크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에이모션은 팻바이크 인기가 로드바이크, 산악자전거 등으로 확대되면서 지난해 13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급증한 것. 알톤스포츠도 올 들어 지난달까지 팻바이크를 2000대 이상 팔았다. 지난해 판매량인 1000여대를 훌쩍 뛰어넘었다.업체들이 제품군 확대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각 업체는 카본 등 가벼운 소재를 쓰고, 부품을 고급화한 팻바이크를 속속 내놓고 있다. 에이모션은 올해 팻바이크 종류를 1종에서 4종으로 늘렸다. 올 하반기에는 어린이·여성용 제품도 선보일 계획이다. 알톤스포츠도 올 들어 제품을 1개에서 6개로 확대했다.
이현동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