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바그너의 로엔그린 3막 '결혼행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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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리하르트 바그너가 자신이 원하던 스타일을 제대로 선보인 첫 작품에 해당하는 ‘로엔그린’의 3막에는 멋진 전주곡이 붙어 있다. 거대한 분수가 한꺼번에 용솟음치듯 찬란한 속도감과 광채가 경이로운 오케스트레이션으로 펼쳐진다. 3분 정도에 불과한 짧은 곡이지만 콘서트의 분위기를 일거에 고조시킬 만하기에 독립된 곡으로도 자주 연주된다. 오페라에서는 그 유명한 ‘결혼행진곡’이 전주곡에서 쉬지 않고 연주된다.
‘가정의 달’ 5월에는 결혼식이 많지만 사실 이 행진곡은 신성한 결혼식의 의미에 부합하지 않는 곡이다. 지체 높은 공주와 그 정체가 신비에 싸인 기사의 혼례를 축하하는 장면이지만 바로 그날 밤 신부는 결혼 전부터 묻지 말라고 당부한 남편의 비밀을 캐묻기 시작한다. 즉시 파탄이 나는 것이다. 반면 멘델스존의 결혼행진곡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