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일본, 기는 한국"…구조개혁이 갈랐다

일본, 1분기 깜짝 성장…아베노믹스 '규제 철폐' 효과
한국, 경제법안 표류…KDI "성장률 2%대 하락" 경고
일본 내각부는 올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보다 0.6% 증가했다고 20일 발표했다. 시장 추정치인 0.4%를 웃돈 수치다. 지난해 4월 소비세 인상 전 가수요가 몰렸던 작년 1분기 1.2% 성장한 후 최대 증가율이다. 연간 성장률로 환산하면 2.4%를 기록한 것이다.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총리의 경제정책)의 엔저 유도정책이 수출 증가를 이끌고, 기업 실적 호전이 고용 증가와 임금 상승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의 고리가 만들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1분기 고성장 소식에 닛케이225지수는 0.85% 상승한 20,196.56에 마감해 15년1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예상 밖 성장세를 보이는 일본과 달리 한국은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잇달아 하향 조정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2015년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5%에서 3.0%로 0.5%포인트 낮췄다. 한국은행은 지난 9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4%에서 3.1%로 끌어내렸다.

두 나라의 명암은 구조개혁에서 갈렸다. KDI는 한국의 성장률 하향 조정의 이유로 수출 부진과 구조개혁 지연을 꼽았다.

또 ‘한국이 구조개혁에 실패할 경우 올해 성장률이 2%대로 하락할 가능성도 높다’고 경고했다. 한국은 노동개혁과 공무원연금 개혁이 노동조합과 야당 등의 반대로 무산될 위기에 처한 데다 서비스산업발전법 등 경제활성화법은 국회에서 수년째 표류하고 있다. 반면 일본은 아베 내각과 의회가 구조개혁과 규제철폐 법안을 신속히 처리하면서 경제활성화를 앞당겼다.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자칫하다가는 뛰어가는 일본에 기어가는 한국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임원기 기자/도쿄=서정환 특파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