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봄 여름 가을 겨울…계절 같은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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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27
그토록 붉은 사랑
림태주 지음 / 행성B잎새 / 328쪽 /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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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토록 붉은 사랑》은 시인의 두 번째 에세이집이다. 그가 쓴 산문들을 계절로 분류해 나눠 실었다. 봄을 시작하는 글이 ‘어머니의 편지’다. 이 글은 책이 나오기 전부터 SNS에서 화제가 됐다. ‘나는 너를 사랑으로 낳아서 사랑으로 키웠다. 내 자식으로 와 주어서 고맙고 염치없었다. 너는 정성껏 살아라’는 마지막 문장에 많은 사람이 공감을 표했다. ‘욕심을 덜면 봄볕에 담벼락 허물어지듯이 허술하고 다정한 구석을 내보여줄 것’이라는 어머니의 가르침은 비단 시인에게만 해당되는 말은 아닐 것이다.림 시인이 쓴 짧은 글들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득 차 있다. 시인과 어머니의 대화는 그 자체로 삶의 교훈이다.
마지막 글인 ‘어머니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시인은 이렇게 적었다. “메마르지 않는 당신의 영혼에서 흘러내린 사랑의 물로 마지막 한 떨기까지 염염한 꽃을 피우고 가겠습니다.(…) 그토록 붉은 사랑의 사명을 마치고 당신 곁으로 가겠습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책 말미에 ‘붉은 사명’ ‘스민다는 것’ ‘고백록’ 등 시인이 쓴 시 19편을 각 시에 대한 이해를 돕는 ‘시인의 말’과 함께 실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