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박범훈, 공무원 수시 질책…말 안듣자 지방 좌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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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 특혜' 박범훈 전 청와대 수석 외압 혐의“너희끼리 일하는 것이냐. 이렇게 하면 본부에 근무하기 어렵다.”
교과부 사무관에 전화해 호통
청와대 불러 '뒤 봐줘라' 압박
지자체 보조금 허위로 받기도
2012년 11월29일 박범훈 당시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사진)은 김모 교육과학기술부 사무관에게 전화해 호통을 쳤다. 김 사무관은 중앙대가 문서를 조작해 정원 190명을 허위로 이전한 사실을 알고 전날부터 현장실사를 하던 차였다. 김 사무관은 이튿날 오모 당시 교과부 대학선진화관에게 실사 결과를 보고했다가 “왜 이렇게 일을 크게 만드느냐”는 질책을 받았다. 김 사무관은 나흘 뒤인 12월4일 지방 국립대로 돌연 전보됐다.24일 검찰에 따르면 중앙대에 특혜를 주고 1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 전 수석은 교과부 직원들을 청와대에 수시로 불러 중앙대의 뒤를 봐주도록 압박했다.
김 사무관의 상관이던 김모 사립대학제도과장은 같은해 11월6일 청와대에 불려갔다. 박 전 수석은 “이달 말까지 중앙대 단일교지 승인 문제를 끝내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당시 중앙대는 단일교지 승인의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데다 오히려 정원 허위 이전으로 행정처분을 받아야 할 상황이었다.
교과부에서 일하다가 청와대에 들어간 이모 전 교육비서관은 김 과장을 청와대 인근 술집으로 불러내 “수석님이 지시하는데 왜 진행을 안 하느냐. 업무태만으로 민정수석실 조사를 받게 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김 과장도 김 사무관과 같은날 지방 국립대로 발령났다.두 직원은 몇 달 동안 직무와 정반대의 일을 해야 했다. 중앙대는 캠퍼스를 통합하며 약속한 교지 확보율을 지키지 못해 2012년 7월 모집정지 행정처분이 의결된 상황이었다. 김 사무관은 상부 지시로 ‘중앙대가 제재 처분을 피하는 방안’이라는 보고서를 썼다. ‘정원 190명을 안성캠퍼스로 옮겼다가 단일교지 승인을 받으면 서울로 다시 올린다’는 게 김 사무관이 짜낸 묘안이었다. 그러나 중앙대는 문서를 조작해 정원을 허위 이전시켰다.
박 전 수석이 국악연수원 건립 보조금을 허위로 타내려다가 5년 전 적발된 사실도 드러났다. 그는 양평군으로부터 보조금 8억원을 받아 중앙국악연수원을 완공하고도 2009년 “추가 공사비가 발생했다”며 9200여만원을 더 타내려 했지만 양평군에 적발돼 4400여만원만 받았다. 검찰은 박 전 수석을 기소하면서 4800여만원의 사기미수 혐의도 적용했다.
배석준 기자 eul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