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혁신 칼자루' 쥔 김상곤…'계파 기득권' 도려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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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혁신기구 위원장 맡아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사진)이 24일 새정치민주연합의 쇄신작업을 지휘할 혁신기구 위원장에 임명됐다.
문재인 "모든 권한 위임하겠다"
김상곤 "대중적이고 민주적인 혁신안 만들어 실천에 최선"
공천 혁신, 당무·인적쇄신 등 현역의원 저항 넘을지 관심
야당 일각 "계파갈등 심화될 수도"
김 전 교육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저에게 누군가가 위원장 자리는 독배나 다름없고 혁신이 그렇게 쉽게 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말씀들을 했다”며 “새정치연합이 새롭게 태어나야 국민과 당원에게 희망을 줄 수 있고 제1야당이 바로 서야 대한민국의 정치가 바로 설 수 있기 때문에 짧은 기간이지만 깊이 고민한 끝에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과 당원, 각계각층 모든 분의 의견을 수렴해 미래지향적이고 대중적이고 민주적인 혁신안을 만들어 실천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또 “문재인 대표는 혁신을 위해 본인이 가진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고 약속했고, 혁신을 위해 필요한 모든 권한을 혁신기구에 위임하겠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김 전 교육감이 어려운 시기에 어려운 결단을 해 줘 감사드린다”며 “개혁성, 훌륭한 인품과 경륜을 겸비하신 분으로 국민의 눈높이에서 우리 당의 혁신을 과감하고 담대하게 이끌어 줄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안철수 전 대표와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에게 위원장직을 잇달아 제의했으나 거절당했다.
조 교수에 대해 비노(노무현)계 이종걸 원내대표가 반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계파 갈등 조짐까지 나타났다. 이 원내대표는 대안으로 김 전 교육감을 추천했다.김 전 교육감은 4·29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당이 내홍을 겪는 가운데 공천 혁신, 당무·인적 쇄신 등 개혁 과제를 다룰 혁신기구를 이끌게 된다. 핵심은 인적 쇄신의 폭과 내용이다. 김 전 교육감이 현역 의원들의 저항을 뚫고 기득권에 과감히 철퇴를 내리면서 고강도 쇄신의 칼을 휘두를 수 있느냐는 것이다. 박영선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혁신위원장이 손에 피를 묻혀야 할 정도로 악역을 담당해야 한다”며 “뼈 아프지만 살을 도려낼 각오로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혁신기구에 대한 회의론도 나온다. 그동안 선거 패배 때마다 마련됐다가 제대로 된 실천 없이 ‘먼지’만 쌓여갔던 기존 혁신안들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비노계의 한 의원은 “김 전 교육감이 당내 강경세력인 친노(노무현)계의 공세를 돌파하고 혁신을 이룰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의 중진 의원은 “이미 당내 정치혁신실천위원회, 공천개혁위원회가 있는데 또 혁신기구를 만드는 게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했다. 또 다른 의원은 “대대적인 물갈이를 위한 공천 개혁에 나서면 현역 의원들의 반발뿐만 아니라 계파 갈등을 심화시킬 수도 있다”고 했다.○김상곤 위원장은 누구=△광주 출생(66) △광주제일고 졸업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서울대 경영학 박사 △한신대 경영학과 교수 △민주화를 위한 전국 교수협의회 공동의장 △제14, 15대 경기교육감
진명구 기자 pmg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