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자식 생이별, 어떻게든 만나게 해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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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 사람“놀이터에서 놀던 희영이가 갑자기 사라진 지도 21년이 지났네요. 저는 아직도 그날이 생생합니다. 아이를 잃어버린 부모는 모두 이런 마음으로 살 겁니다.”
'세계실종아동의 날'
서기원 실종아동찾기협회 대표
서기원 실종아동찾기협회 대표(53·사진)는 24일 인터뷰에서 “21년 전 그때는 딸을 찾는 일이 이렇게 길어질 줄 몰랐다”며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1994년 4월27일 전북 남원시 향교동 집 앞 놀이터에서 서 대표의 당시 열 살 딸은 종적을 감췄다. 전국을 수소문한 서 대표는 같은 처지의 부모들과 1995년 실종아동 가족모임을 만들었다. 이것이 실종아동찾기협회의 모태가 됐고, 2008년부터 대표를 맡고 있다.
서 대표는 2005년 제정된 ‘실종아동 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실종아동법)상 실종아동 정의를 ‘실종신고 당시 만 14세 미만 아동’에서 ‘실종 당시 14세 미만’(2011년), ‘실종 당시 18세 미만 아동’(2013년)으로 개정하는 데 힘을 보탰다.
협회는 정부 예산지원 없이 연 1000여만원의 회비와 서 대표 자비, 지인의 후원금만으로 운영되고 있다.협회는 실종아동의 옛 사진을 바탕으로 현재 추정되는 얼굴을 의학·과학적으로 복원해 포스터에 넣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얼마 전에는 6·25전쟁 때 피란하다 손을 놓쳐 부모를 잃어버렸는데 찾을 방법이 없겠느냐는 영화 같은 문의전화도 받았다”며 “어떤 이유에서건 부모와 자식 간 생이별한 가족은 만나게 해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