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의기투합'…"세계 최대 도심형 면세점 용산에 짓겠다"

'HDC신라면세점' 출범

매장 1만2000㎡→2만7400㎡
당초 계획보다 2배 이상 늘려
400여개 브랜드 입점 계획
롯데·신세계와 '몸집' 경쟁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오른쪽)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25일 HDC신라면세점 출범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HDC신라면세점 제공
서울시내 면세점을 따내기 위해 컨소시엄을 구성한 현대산업개발과 호텔신라가 세계 최대 규모(6만5000㎡)의 ‘도심형 면세점’을 짓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총 400여개 브랜드가 입점하는 대형 면세점 매장과 함께 버스 400여대를 동시에 댈 수 있는 주차장, 2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한류 공연장, 200여명이 함께 식사할 수 있는 식당 등이 부대시설로 들어선다. 오는 6월1일 사업자 신청을 마감하는 서울시내 면세점 경쟁은 각 기업의 면세점 후보지에 대한 윤곽이 드러난 가운데 면세점 규모를 둘러싼 ‘덩치 싸움’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면세점 후보 기업들 덩치 싸움

현대산업개발과 호텔신라는 25일 서울 용산의 아이파크몰에서 각각 정몽규 회장과 이부진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면세점 합작법인 HDC신라면세점(주)의 공식 출범식을 열었다.

HDC신라면세점은 6만5000㎡ 면적에 세계 최대 도심형 면세점인 ‘DF(듀티 프리)랜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우선 2만7400㎡ 넓이의 면세점에는 400여개 브랜드가 들어선다. 나머지 공간(3만7600㎡)에는 한류 공연장과 관광홍보관, 교통 인프라, 주차장 등을 갖춘다. 주차장은 버스 400여대를 동시에 수용할 수 있도록 새단장하고, 버스 전용 진입로를 따로 만들 계획이다.
하주호 호텔신라 상무는 “현재 세계 최대 면세점은 중국 하이난성 싼야시에 있는 CDF몰로 7만2000㎡ 규모”라며 “하지만 이곳은 시내 외곽에 있는 리조트형으로, 도심형 면세점으로는 HDC신라면세점이 최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HDC신라면세점이 ‘세계 최대 도심형 면세점’을 추진하게 된 데는 롯데와 신세계의 면세점 입찰 전략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HDC신라면세점은 합작법인 설립 계획을 처음으로 발표한 지난달 12일에는 1만2000㎡ 규모의 국내 최대 면세점을 표방했다. 하지만 신세계가 1만8180㎡ 면적의 본점 본관을 통째로 면세점으로 조성하고, 롯데는 동대문 쇼핑몰 롯데피트인의 11개층 전체를 면세점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세계 최대’ 전략으로 바꾼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HDC신라면세점은 현대산업개발과 계열사 현대아이파크몰이 각각 25%, 호텔신라가 50%를 출자한다. 초기 자본금은 200억원이며 면세점 특허권을 따게 되면 1년 이내 매장 조성과 물품 구매 등에 35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양창훈 현대아이파크몰 사장과 한인규 호텔신라 운영총괄 부사장이 공동대표로 선임됐다.◆용산을 ‘한국의 아키하바라’로

HDC신라면세점은 구체적인 용산지역 경제 활성화 방안도 제시했다. 먼저 용산전자상가와 공동으로 외국인 관광객 대상 마케팅을 펼치고 면세점과 상가 간의 연결시설 개보수를 지원할 계획이다. 일본 도쿄의 아키하바라를 모델로 용산을 정보기술(IT)·전자 관광의 중심지로 부활시킨다는 계획이다.

KTX호남선과 ITX청춘열차 노선이 지나는 지방자치단체들과도 협력해 면세점 방문객의 지방 관광을 유도할 계획이다. 일본의 ‘도쿄 바나나’ ‘나가사키 카스테라’ 같은 지역 명물을 키우기 위해 면세점 안에 지역 특산품 전용관도 설치할 예정이다.관세청은 다음달 1일 면세점 사업자 신청을 마감하고 7월께 대기업 2곳과 중소·중견기업 1곳에 추가로 면세점 특허권을 내줄 예정이다.

김병근/강영연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