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수 "저를 주눅 들게 한 형이죠"…홍광호 "같이 무대 서면 소름 돋아"

20일 개막 뮤지컬 '데스노트'의 두 주인공
김준수
“남성 투톱 극을 꼭 해보고 싶었어요. 제 목소리는 남자와의 듀엣이 더 잘 어울리거든요. 노래를 못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광호 형은 저를 주눅 들게 하는 사람이에요.”(김준수)

“준수 씨에 대해 사실 저도 모르게 아이돌 가수 출신이라는 편견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디셈버’를 보고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죠. 같이 무대에 서면 소름이 돋을 정도예요.”(홍광호)뮤지컬계 최대 ‘티켓 파워’를 자랑하는 김준수와 영국 웨스트엔드에 진출해 실력을 인정받은 홍광호가 한 무대에서 호흡을 맞춘다. 오는 20일부터 경기 성남아트센터 오페라극장에서 한국 초연하는 뮤지컬 ‘데스노트’에서다. 일본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이 뮤지컬에서 홍광호는 우연히 데스노트를 주워 악인을 처단하는 천재 고교생 라이토 역, 김준수는 라이토와 치열한 두뇌 싸움을 벌이는 명탐정 엘 역을 맡았다.

홍광호
김준수는 1일 서울 반포동 세빛섬에서 열린 데스노트 기자간담회에서 “학창시절 원작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감명 깊게 봤고 1~2년 전부터 뮤지컬로 만든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욕심이 났다”며 “마침 소속사에서 이 작품을 제작한다고 해서 (출연을) 부탁했다”고 말했다. 그는 “엘은 아주 독특한 자세와 걸음걸이를 가진 캐릭터”라며 “코스프레처럼 보이지 않으면서도 엘의 특징을 잘 살리는 접점을 찾는 게 가장 어려웠다”고 덧붙였다.작품은 ‘인간의 왜곡된 정의감에서 비극이 시작된다’는 주제의식을 담고 있다. 홍광호는 “라이토도 처음엔 정의를 추구하는 인물로 세상은 썩었고 법은 세상을 구하지 못한다고 믿는 모범생”이라며 “그가 절대권력을 손에 넣었을 때 어떻게 악으로 치닫는지를 설득력 있게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작품엔 ‘지킬 앤 하이드’로 국내 뮤지컬 팬들에게 친숙한 ‘와일드혼사단’(잭 머피·아이번 멘텔 작사·대본, 프랭크 와일드혼 작곡)이 창작진으로 참여했다. 김준수는 “평소 프랭크 와일드혼을 좋아하는데, 음악을 듣고 ‘역시나’라는 소리가 나왔다”며 “와일드혼 특유의 클래식한 스타일과 다르게 대중적이면서도 트렌디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김준수에게 그의 대표작인 ‘엘리자벳’의 토드 역을 뛰어넘을 연기를 보여줄 수 있을지 물었다. “그건 관객이 판단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지금까지 제가 보여드리지 않았던 독특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는 것은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