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정공법 중 변칙으로 허 찌르기…전략의 신은 임기응변 고수
입력
수정
지면A24
전략의 신
송병락 지음 / 쌤앤파커스 / 308쪽 / 1만8000원



저자는 각 전략을 전쟁 기업 바둑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의 인물과 예화를 통해 강의식으로 알기 쉽게 설명한다. 손자, 조조, 마오쩌둥, 보응우옌잡, 이순신 등 세계사적인 성공을 거둔 ‘전략의 신’들에게는 중요한 공통점이 있다. 바로 한 가지 전략에만 능하지 않고 변화무쌍한 전략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었던 멀티 플레이어라는 점이다. 야구에서 투수가 빠른 직구를 가졌다 해도 능수능란한 변화구 없이는 에이스가 되기 힘든 것처럼 전략의 고수들은 묵직한 정공법에 변화무쌍한 임기응변을 활용함으로써 ‘전략의 신’에 올랐다. 상대가 약할 때는 정공법인 ‘정(正)의 전략’으로 맞서고, 상대가 강할 때는 변칙 전략인 ‘기(奇)의 전략’을 활용한다. 상대의 전략을 모방하다가도 전략의 허(虛)를 공격해 가차 없이 제압한다.
저자는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의 자문을 받아 10년 넘게 개발해온 ‘위대한 전략가들의 실전 전략 4단계’ 모델을 이순신 장군의 예를 들어 소개한다. 1단계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파악하는 것이다. 이순신은 전라우수사로 부임한 직후부터 일본군이 쳐들어올 것을 확신하고 철저히 대비했다. 2단계는 대응전략 수립이다. 이순신은 일본 수군과 싸워서 이길 수 있는 대포 주도형 전략을 수립했다. 3단계는 전략을 실행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다. 이순신은 병참지원팀, 전략·전술팀, 전선·무기팀, 수군 재건팀 등 많은 조직과 시스템을 개발했다. 4단계는 시스템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독창적인 문화를 창출하는 것이다. 이순신은 공동체 정신의 모범이 되는 문화를 성공적으로 접목해 지지 않는 군대를 육성했다.저자는 전략가를 4등급으로 나눈다. 남에게 많은 피해를 주고 승자가 되는 하수, 최소의 피해를 주고 승자가 되는 중수, 주어진 상황에서 싸우지 않고 이기는 고수, 주어진 상황이나 상대를 확 바꾸어서 싸울 필요가 없게 만드는 것이 초고수다.
저자는 “흔히 전략을 말할 때 많은 사람은 단순히 ‘백전백승의 기술’로 오해하곤 한다”고 말한다. 그는 “직장 상사와 백전백승하는 사람은 직장을 잃고, 배우자와 백전백승하는 사람은 가정을 잃는 법”이라며 “전략은 져야 할 때 잘 지고, 이기더라도 피해가 클 때 피하는 법을 이해하면서 궁극적인 승리를 이끌어내는 기술”이라고 설명한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