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교직원공제회의 '아트 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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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빌딩 매각 때, 헨리 무어 조각상 100억에 따로 팔아▶ 마켓인사이트 6월5일 오후 4시7분
작품 수익률이 빌딩보다 높아
교직원공제회가 투자한 미국 시카고의 빌딩 매각과정에서 건물 안에 있던 현대미술 거장 헨리 무어의 조각상을 따로 팔아 큰 차익을 냈다. 빌딩 매각에 작품 수익까지 더해 ‘꿩 먹고 알 먹는’ 효과를 봤다는 평가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교직원공제회와 투자펀드 운용을 맡은 현대자산운용 등은 보유하던 미국 스리퍼스트 내셔널플라자 빌딩을 매각하면서 영국 조각가 헨리 무어의 조각상 ‘라지 업라이트 인터널-익스터널 폼’(사진)을 910만달러(약 100억원)에 별도 판매했다.
2011년 투자 당시 이 빌딩 매입가는 3억4400만달러로 3년 만에 현지 부동산투자회사에 3억7490만달러에 되팔았다. 8600만달러를 투자한 교직원공제회는 조각상 판매금까지 합쳐 37%의 누적수익률을 올렸다. 영국 현대조각의 개척자로 불리는 무어의 청동 조각은 2000년대만 해도 점당 200만~300만달러에 거래됐지만 최근 작품값이 수직 상승해 큰 차익이 났다는 설명이다.매각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빌딩과 그 안에 있는 조각상을 함께 파는 것보다 분리해서 파는 것이 더 큰 수익을 낼 수 있다”며 “조각상 수익률이 전체 빌딩 수익률보다 짭짤한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국내 연기금이나 공제회가 미술작품을 별도 판매해 수익을 낸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해외에서는 네덜란드공적연금(ABP) 등이 지식재산권이나 음원, 영화, 미술, 문학작품 등에 활발히 투자하고 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