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철 한국거래소 부이사장 "금융교육 출발은 저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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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마케팅고 500여명에 특강“금융교육은 청소년 시절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호철 한국거래소 부이사장(경영지원본부장·사진)은 9일 서울 동구마케팅고 대강당에서 500여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연 금융특강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이 부이사장은 “미국 의회는 2001년 ‘조기 금융교육법안’을 제정했다”며 “특히 학교에서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그는 미국이 조기 금융교육법안을 만들게 된 배경으로 빈부격차 문제를 꼽았다. 1990년대 미국은 정보기술(IT) 호황으로 고용과 소비가 크게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금융 파산자가 200만명에 이르는 상황이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열심히 일하는데 왜 부자가 되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일을 해서 벌어들이는 ‘근로소득’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금융을 통해 ‘자산소득’을 함께 늘려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부이사장은 미국의 금융교육 사례를 통해 저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무조건 일정액을 저축하고, 그다음에 건전한 소비와 일정 부분 기부 및 투자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그는 가난한 이주자의 아들로 미국의 ‘철강왕’이 된 앤드루 카네기, 사마천의 ‘사기열전’ 가운데 춘추 말부터 한나라 초까지 상공업으로 재산을 모은 인물들의 이야기인 ‘화식열전(貨殖列傳)’ 등을 소개하면서 부(富)의 철학을 설명했다. 이 부이사장은 “화식열전을 보면 ‘세상의 이치를 알면 인간의 이치를 알고, 인간의 이치를 알면 자연히 돈의 이치도 알게 된다. 따라서 이 이치를 모른다면 아무리 돈이 많아도 항상 부족하게 살 수밖에 없다’는 구절이 나온다”며 “그 핵심은 ‘쌀 때 사서 비쌀 때 판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홍민 한경매거진 기자 kh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