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도심 기상이변에 대비해야

작은 기상 변화에도 영향받는 도심
대재앙으로 번지지 않게 연구 강화를

최영진 < 차세대도시·농림융합기상사업단장, 한국외국어대 교수 >
지난 8일부터 닷새간 코엑스에서 43개국 기자 450여명이 참가한 세계과학기자대회가 열렸다. 전 세계 과학, 의학, 환경 분야 전문기자들이 모이는 행사로 2년마다 열리는데 아시아에서 대회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서울 대회에서는 ‘기후변화와 대도시에서의 적응’이란 주제가 주목할 만했다.

‘지구온난화, 예측과 완화를 넘어 적응으로:대도시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마련된 세션에서는 대도시에서 발생하는 기상재해의 특징을 소개하고 도시에 적합한 기상기술 개발의 필요성과 현황을 논의했다. 지구 온난화에서 비롯되는 기상이변이 복잡한 구조의 빌딩숲 대도시에서는 한층 더 증폭돼 피해 규모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생활 편의와 경제활동을 이유로 많은 사람이 선호하는 도시에서의 삶이 자연재해 앞에서는 매우 취약하다는 것을 우리는 얼마나 인식하고 있을까. 그에 대한 대책은 있을까.

인구가 밀집한 대도시 생활은 아주 작은 기상 변화에도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다. 1~3㎜의 적은 강수량, 0.1㎝ 정도의 강설량에도 도로가 마비될 수 있다.

세계적인 대도시와 마찬가지로 한국의 수도권은 해안에서 가깝다. 서해는 깊이가 얕아 수온 변화 폭이 크고, 한반도를 통과하는 대기에 수증기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또 조석간만의 차가 커 수증기 공급원으로서의 효과가 때로는 매우 극적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도시가 대기에 주는 영향도 적지 않다. 도시가 갖고 있는 열을 대기로 뿜어내고, 대기 흐름을 느리게 변화시키기도 한다.도시의 복잡성, 도시를 둘러싸고 있는 자연환경, 이들과 상호작용하며 나타나는 대기 현상은 흥미진진한 연구 대상이다. 이들을 자연재해와 연결해 생각하면, 시급히 해답을 찾아야 하는 도전적인 문제로 바뀐다. 최근에 많은 재난·재해 사례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신뢰도 높은 정보 공유와 활용이란 점이다. 신뢰도 높은 정보 공유는 재난·재해의 대응에서 가장 기본이 돼야 한다는 것에 이견이 없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것을 어떻게 구현하는가 하는 것이다.

정부는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다양한 분야의 핵심기술 발전에 많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이제는 기상이변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할 때다. 도시를 덮치는 기상이변은 대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영진 < 차세대도시·농림융합기상사업단장, 한국외국어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