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덩치 큰 보험자산, 포트폴리오 1%P 바꾸기 쉽지 않지만…7년 만에 해외투자 규모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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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CIO 릴레이 인터뷰 (8) 전영묵 삼성생명 자산운용본부장▶마켓인사이트 6월22일 오후 2시55분
지속 가능하고 건전한 수익 내야
유럽 사모대출펀드·SOC 유망… 금리 완만하게 상승할 것
국내 주식시장 하반기가 유리
고령화·가계부채 급증은 부동산시장 불안 요인
“올해 해외 투자를 2조원가량 늘릴 계획입니다. 해외 투자를 늘리는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입니다. ”
전영묵 삼성생명 자산운용본부장(전무·사진)은 22일 “중장기적으로 해외투자 비중을 8~10%까지 끌어올려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다만 “증가 속도는 국내외 투자 기회를 보면서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작년 말 삼성생명의 일반 계정 운용자산 160조원 중 해외 비중은 7% 정도. “덩치가 큰 보험사는 자산 포트폴리오를 1%포인트 바꾸기가 쉽지 않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전 본부장은 유망 투자 대상으로 유럽지역 사모대출펀드(PDF)와 사회간접자본(SOC) 및 인프라 설비를 꼽았다. 특히 SOC는 정부의 재정 지출 증가 속도가 인구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자금 수요가 모두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삼성자산운용과 삼성SRA자산운용 등 자회사의 자산운용업은 삼성생명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내세우는 분야다.
삼성생명은 2013년과 2014년 이들 자산 운용사를 100% 자회사로 만들었다. 전 본부장은 “자회사를 통해 투자에 나서면 연기금 등 제3의 자금을 끌어올 수 있는 데다 투자 위험을 분산하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 본부장은 내수와 수출 부진 등으로 한국 경제의 성장세 회복이 상당 기간 지연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시중금리는 글로벌 금리와 동조되면서 완만하게 상승할 것이란 예상이다.국내 부동산시장에 대해선 “단기적으로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인구 감소와 고령화, 가계소득 정체 및 가계부채 등이 불안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주식시장은 “올 하반기가 상대적으로 유망할 것”으로 관측했다.
1986년 삼성생명에 입사해 30여년을 투자업무에 종사한 전 본부장은 “지속 가능하고 건전한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그의 사무실 한쪽 벽면엔 ‘가장 중요한 것은 사업을 위해 목숨을 바쳐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느냐’란 문구가 눈에 띄게 적혀 있었다. 그는 “이 문구를 보면서 투자할 때도 전력을 다해야 한다는 각오를 다진다”고 말했다.
좌동욱/이현진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