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 "제2형 당뇨병 환자엔 '인슐린 펌프'가 효과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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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봉 건국대 의대 교수
혈당 관리가 잘 되지 않는 제2형 성인 당뇨환자에게 매일 접종해야 하는 주사제보다 ‘인슐린 펌프’가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인슐린이 적게 분비되거나 활용도가 낮은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서 지속적인 인슐린 피하 주입법(인슐린펌프) 치료가 혈당조절뿐 아니라 포도당 처리 기능까지 개선한다는 얘기다. 최수봉 건국대 의대 당뇨병센터 교수(사진)는 지난 22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90명의 한국인 당뇨병 환자에게 인슐린 펌프 치료를 6개월간 시행한 결과, 기존 방법으로 치료받은 환자군보다 인슐린 펌프로 치료받은 환자군의 인슐린 민감도와 포도당 처리능력이 향상됐다”고 밝혔다.최 교수는 “혈액 속의 당분이 적혈구의 헤모글로빈에 달라붙어 있는 정도를 나타내는 당화혈색소 중앙값도 9.4%에서 7.0%로 의미있게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이 내용으로 쓴 ‘제2형 당뇨병 치료에 있어 인슐린 펌프 치료로 인한 효과’라는 논문을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74차 미국당뇨병학회에서 발표했다.연구에 따르면 초기 인슐린 펌프 치료 시작 시에는 당화혈색소 수치가 8.0% 이상으로 혈당조절이 불량한 환자가 전체 환자의 69.9%를 차지했다. 하지만 인슐린 펌프 치료 6개월 뒤에 이것이 6.3%로 감소했다. 췌장의 베타세포 기능이 개선된 것을 알아보기 위해 혈청 C-펩타이드를 측정하고 이를 검토한 결과, 공복 혈청 C-펩타이드 중앙값은 인슐린 펌프 치료 시작 시 0.47 nmol/L에서 12개월 뒤 0.58 nmol/L로 증가했다.

이런 결과들은 인슐린 펌프 치료가 초기 환자와 진행된 제2형 당뇨병환자 모두에게서 당뇨병의 지속적인 악화를 방지하거나 개선시킬 수 있는 중요한 치료 수단임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최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당뇨병 유병기간이 짧을수록, 인슐린 펌프 치료 중 혈당 조절을 정상에 가깝게 할수록 췌장의 C-펩타이드 분비 능력이 더욱 잘 회복됐다”며 “인슐린펌프 치료를 열심히 해 정상혈당을 계속 유지하면 췌장의 베타세포 기능이 회복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슐린 펌프는 식사를 충분히 해도 혈당이 정상적으로 잘 조절되고 몸의 영양 상태도 좋아져 합병증 발병도 줄어든다”고 덧붙였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