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상반기 고객감동 방송광고 - 동서식품] 가장 작은 카페의 훈남 바리스타, 나만의 커피 권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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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D7
맥심 카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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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커피 광고에도 관심이 많아졌는데, 커피가 기호 식품이니만큼 분위기 연출과 출연자가 제품 이미지와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동서식품의 카누’ 광고가 마음에 와닿는 이유라면 단연 배우 공유 씨가 주연이기 때문이다. 2011년부터 카누 광고를 해왔으니 경쟁 심한 커피 시장에서 장수하는 모델이라 하겠다. 그러나 여성 시청자들에게 공유 씨를 순정과 열정의 멋진 청년 신사로 어필시켰던 히트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에 출연한 게 2007년이니 왜 이리 늦게 커피 광고 주인공으로 발탁되었나 의아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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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광고는 이런 계산만으로 소비자를 사로잡을 수 없다. 짧은 광고 안에서도 마음을 담아 연기한다, 아니 연기하는 게 아니라 이것이 이 사람의 본 모습이다라는 느낌을 주어야 한다. 카누 광고에서 공유 씨는 자신이 즐겨 마시는 커피를 정성스럽게 만들어 상대에게 진심을 담아 전한다. 공원이나 아담한 뮤직 카페에서 잔을 내미는 공유 씨도 멋지지만 디자인이 단순하고 현대적인, 카누 패키지와 같은 작은 공간에서 권하는 모습이 트레이드 마크가 되었다.
‘가끔은 카누를 조금 진하게 내려 싱글샷으로’ 편에서도 검은 상자 모양 카페가 주 무대로 등장했다. 녹색의 싱그러운 식물, 그리고 커다란 유리창과 하얀 레이스 커튼 사이로 햇살이 드리우는 공간 사이에 놓인 아담한 카페. 자세히 보면 커피 관련 기구를 모두 갖춘 질서정연한 커피 왕국임을 알 수 있다. 하얀 셔츠에 검은 넥타이와 바지, 구두, 앞치마로 정중하면서도 경쾌한 손님맞이 복장을 갖춘 공유 씨. 무릎을 굽히고 칠판에 다섯 가지 커피 메뉴를 쓰고는 환한 표정으로 카페의 하루를 시작한다.
진지하게 커피를 내리며 “가끔은 카누를 진하게 싱글 샷으로 내려 다양하게 즐겨보세요. 카누라면 어떻게 즐겨도 맛있으니까”라고 내레이션한다. 아메리카노, 모카라테, 라테, 카푸치노 등 다섯 잔의 커피를 정중하게 내놓는다. 이 중 한 잔을 고른 학생이 행복한 표정으로 커피를 마시고, 이 맛있는 커피를 만들어준 공유에게 가볍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자 공유씨가 시공간 이동을 하여 학생의 공부방 문구류 위에 걸터앉아 환하게 미소 지으며 손을 흔들어 답하는 게 아닌가! “세상에서 가장 작은 카페 카누”의 바리스타 공유 씨가 바로 나의 눈앞에 나타나는, 커피를 마시는 동안의 행복한 마법.공유 씨의 이미지에서부터 무대 장치, 색감 조율, 내레이션 모두 간결하고 현대적이다. 커피를 내리고 권하고 마시는 짧은 시간의 여유와 행복을 군더더기 없이, 정을 듬뿍 담아 전한다. 한국의 모든 카페 주인장이 공유 씨처럼 담백한 미소와 눈인사를 날려주면 좋겠다.
옥선희 < 영화·방송 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