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ERI 경영노트] 웨어러블·헬스케어·핀테크…'생체인증' 황금기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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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순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사물인터넷 핀테크 O2O(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서비스) 등 지능형 정보기술(IT) 서비스가 늘어나고 온라인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무단 결제와 기기의 부정한 사용을 막기 위한 본인인증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가장 많이 이용되는 본인인증은 비밀번호 방식이었는 데 한계가 있다. PC나 모바일 기기가 악성코드에 감염되면 비밀번호가 유출될 수 있다. 너무 복잡한 비밀번호는 사용자가 잊어버리거나 헷갈릴 수도 있다. 보안성과 편의성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비밀번호의 한계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최근 생체인증(biometrics)이 주목받고 있다.
생체인증은 크게 생리적 특징을 이용하는 방식과 행동적 특징을 이용하는 방식이 있다. 생리적 특징 중에는 지문이 가장 활발히 이용되고 있다. 홍채 망막 정맥 귀 손바닥 얼굴형상 체취 DNA 등을 이용한 생체인증 기술이 개발 중이다. 행동적 특징 중에는 음성, 걸음걸이, 서명 방식, 키보드 타이핑 방식 등이 생체인증 정보로 활용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생체인증 기술이 있지만 아직 보편적으로 사용되지는 못하고 있다. 정확성의 한계와 소비자들의 부정적 인식 때문이다. 지문, 홍채 등의 생리적 특징은 정확도가 높고 인증도 간단하지만 생체정보가 유출될 경우 변경될 수 없다는 우려 때문에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크다.그러나 최근 생체정보를 보관하는 방식이 진일보하고 센서의 정확도가 높아지면서 생체인증 기능 또한 개선되고 있다. 일례로 생체정보를 기업의 서버에 저장하지 않고 소비자의 기기에만 저장하는 기술이 등장하고 있다. 애플의 터치 ID는 지문 정보를 아이폰 내의 보안 구역에만 저장하고 있다. 이는 서버의 해킹 가능성을 낮추고 기업의 생체정보 악용 우려도 줄임으로써 소비자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복수의 생체 정보를 조합해 암호화하는 방식으로 생체정보의 암호화 기술을 고도화하기도 한다. 스페인의 핀테크 기업 페이터치(paytouch)는 두 손가락의 지문정보를 조합한 정보를 암호화한 뒤 저장한다. 서버가 해킹될 경우에도 사용자의 두 손가락 지문을 각각 유추하는 것을 불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최근엔 지문과 얼굴, 홍채 등 다수의 생체 보를 동시에 이용해 정확도를 높이는 다중 생체인증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다. 올 7월 출시될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10에는 윈도 헬로라는 생체인증 기능이 탑재될 예정이다. 얼굴의 형상과 온도를 함께 측정할 수 있는 적외선 카메라가 활용된다. 얼굴의 형상만 인식할 경우 사용자의 사진으로 해킹할 수 있지만, 열상을 함께 인식함으로써 해킹을 예방하는 것이다.
생체인증은 특히 웨어러블기기에서 많이 이용될 것으로 보인다. 웨어러블기기는 대개 크기가 작고 키보드가 없어서 비밀번호 입력은 불편하다. 인체에 밀착해 사용하기 때문에 생체인증이 적합하다. 2013년 바이오님(bionym)사는 개인 고유의 심전도를 측정해 인증을 수행하는 나이미(nymi) 스마트밴드를 출시했다. 착용 후 심전도 센서에 손가락을 대고 인증하면 별도의 비밀번호 입력 없이 PC에 로그인하거나 자동차, 아파트의 출입문을 열 수도 있다. 매장의 결제기에 밴드를 터치해 결제할 수도 있다. 글로벌 IT 기업들도 웨어러블기기에서의 생체인증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구글은 작년에 구글 글래스에 홍채인증과 망막인증을 구현하기 위한 특허를 출원했다. 구글 글래스의 차기 버전에서는 생체인증 기능을 탑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지문, 홍채와 같은 기존의 생체인증 기술 발전과 더불어 다양한 생체인증 기술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다중 생체인증이 확산되면 생체 정보 유출의 위험성은 크게 줄어들고 정확도는 높아질 것이다. 웨어러블 헬스케어 핀테크 등의 시장이 커질수록 생체인증의 빠르게 성장할 것이다. 특히 웨어러블과 생체인증을 결합할 경우 사용자 경험의 편의성 측면에서 혁신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