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은행, '美금리인상·中침체' 겹치면 BIS기준 '미달'

국내 일부 은행의 건정성 수준이 미국의 금리 인상과 중국의 경기 부진이 겹칠 경우 규제 기준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30일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중앙은행(Fed)의 정책금리 정상화와 중국의 경기 둔화와 같은 대외 충격이 동시에 발생할 경우 일부 은행의 총자본비율이 바젤Ⅲ 규제 기준에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국제결제은행(BIS) 내 바젤은행감독위원회가 2010년 발표한 협약(바젤Ⅲ)에 따르면 국내 은행은 이 기준에 따라 위험가중자산에 따른 총자본비율(이하 BIS비율)을 8% 이상(2016년부터는 8.625%)으로 유지해야 한다.

한은은 자체 '시스템적 리스크 평가모형(SAMP)'을 적용해 18개 국내 은행을 상대로 대외 충격에 따른 스트레스 테스트를 했다.

분석 결과 미 중앙은행의 정책금리가 향후 2년간 1%포인트, 2%포인트, 3%포인트 인상될 경우 국내 은행의 평균 BIS비율은 작년말 기준 14.0%에서 각각 0.1%포인트, 0.4%포인트, 1.2%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미 금리가 오르면 국내 은행의 이자이익이 증가(0.2%포인트)하지만 시장손실(-0.8%포인트)과 대출손실(-0.5%포인트)이 나타나고 은행 간 전염 등 2차 효과(-0.3%포인트)도 마이너스로 나타났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중국발 충격도 은행 건전성을 악화시켰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전망보다 2년 연속 1%포인트 하회하면 BIS비율은 0.2%포인트 낮아졌다. 하회치가 2%포인트, 3%포인트 수준이면 국내은행 BIS비율은 각각 0.6%포인트, 1.3%포인트 하락했다.두 충격이 동시에 발생할 때는 그 여파도 컸다.

한은은 향후 2년간 미 연준 정책금리가 3%포인트 오르고 동시에 중국 GDP 성장률이 2년 연속 IMF 전망치를 3%포인트 밑돌 경우 국내은행 BIS비율은 2016년말에는 10.6%로 3.4%포인트나 급락할 것으로 분석했다.

내년부터는 BIS비율 규제 기준이 8%에서 8.625%로 강화되는 상황이므로, 두 충격이 동시에 올 경우 일부 은행의 BIS비율이 이 기준에 미달할 수 있다고 한은은 진단했다.올해 1분기 기준 국내 은행을 상대로 외화유동성을 스트레스 테스트한 결과에서는 금융위기와 비슷한 충격이 3개월간 지속할 경우 은행 부문에서 총 2414억 달러 규모의 외화유출이 일어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유출액보다 1096억 달러 많은 3510억 달러의 외화자금을 은행 자체적으로 확보할 수 있어 충격을 줄일 것으로 한은은 평가했다.

개별 은행과 은행 그룹 단위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에서도 올해 1분기 모든 은행에서 작년 대비 외화자금 여유액이 늘어 은행의 외화유동성 상황이 전반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파악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보고서에서 국내 은행 경영건전성이 대체로 양호한 모습을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일반은행 총자산(은행계정)은 올해 3월말 현재 1334조원으로 작년 대비 79조원 늘었다. 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부실채권 정리로 작년 4분기 1.39%에서 1분기 1.36%로 하락했다.반면 예대금리차 축소로 이자이익이 줄어 은행의 수익성은 하락했다. 은행의 지속 가능한 이익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구조적 이익률은 작년 3분기 0.98%에서 올해 1분기 0.89%로 하락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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