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우 씨 한경갤러리서 개인전 "세상 중심은 사람…1만명 몸짓 잡아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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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사람이 춤을 추고 악기를 연주한다. 도시의 빼곡한 건물 사이로 부유하듯 날아다니기도 한다. 사람들이 서로 겹치고 충돌하지만 얼굴과 몸짓의 리듬감은 가벼운 색채와 조화를 이루며 독특한 시각적 효과를 낳는다. 서양화가 신흥우 씨(56)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활기찬 에너지가 샘솟아 몸을 들썩이게 된다.
신씨가 6~17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 1층 한경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연다. 프랑스 파리 8대학과 대학원에서 조형예술을 공부한 그는 서로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도시인들이 서로 뒤엉켜 살아가는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온 작가다. 2012년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의 자서전 ‘세상에 없는 무대를 만들다’에 표지 그림을 그려 주목받았고, 같은 해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식장에 2000호 크기의 그림 ‘희망 아리랑’을 내놓아 화제를 모았다.‘행복 콘서트’를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는 서로 부대끼며 살아가는 인간 군상을 리듬감 있고 조화로운 색채로 묘사한 근작 20여점을 걸었다. 신씨는 세상의 중심은 사람이며, 신분이나 지위 고하를 불문하고 모든 사람은 평등하며 소중하다는 철학을 그림으로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사람이 좋아서 사람을 그립니다. 우리는 생김새부터 개성, 스타일까지 서로 다르잖아요. 서로 다름을 받아들이고 모두가 하나 돼 행복한 조화를 이뤘으면 해요.”
신씨는 “허름한 술집에서 본 주름살 깊은 나그네를 비롯해 해맑은 미소를 짓는 꼬마, 의젓한 모습의 회사원, 대기업 사장님 등 우리 사회의 모든 사람이 작품 모티브가 된다”며 “육중한 무게에 짓눌려 사는 현대인의 화합과 행복을 그림으로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사람과 추억의 편린을 ‘기억의 보물창고’에 담아뒀다가 하나하나 꺼내 그리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공짜 모델이죠.”전남 목포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언론인이었던 부친의 도움으로 화가의 길을 걸었다고 했다. “아버지는 매일 그림 숙제를 내줬는데 그때부터 사람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동안 얼굴을 그린 사람만 해도 1만명에 육박하죠. 지금은 얼굴만 봐도 그 사람의 고민과 걱정을 읽을 수 있어요.”
신씨의 작품은 참신하되 어렵지 않다. 사람들의 이미지를 주사기에 담은 실리콘을 쏴서 형상화한 뒤 아크릴과 천연 색감을 입혀 완성한다. 수공예품을 만드는 듯한 노력을 기울여 탄생한 사람들은 시간과 기억의 연관성을 무시한 채 한 캔버스 속에서 뒤섞여 또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는다. (02)360-4232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신씨가 6~17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 1층 한경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연다. 프랑스 파리 8대학과 대학원에서 조형예술을 공부한 그는 서로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도시인들이 서로 뒤엉켜 살아가는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온 작가다. 2012년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의 자서전 ‘세상에 없는 무대를 만들다’에 표지 그림을 그려 주목받았고, 같은 해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식장에 2000호 크기의 그림 ‘희망 아리랑’을 내놓아 화제를 모았다.‘행복 콘서트’를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는 서로 부대끼며 살아가는 인간 군상을 리듬감 있고 조화로운 색채로 묘사한 근작 20여점을 걸었다. 신씨는 세상의 중심은 사람이며, 신분이나 지위 고하를 불문하고 모든 사람은 평등하며 소중하다는 철학을 그림으로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사람이 좋아서 사람을 그립니다. 우리는 생김새부터 개성, 스타일까지 서로 다르잖아요. 서로 다름을 받아들이고 모두가 하나 돼 행복한 조화를 이뤘으면 해요.”
신씨는 “허름한 술집에서 본 주름살 깊은 나그네를 비롯해 해맑은 미소를 짓는 꼬마, 의젓한 모습의 회사원, 대기업 사장님 등 우리 사회의 모든 사람이 작품 모티브가 된다”며 “육중한 무게에 짓눌려 사는 현대인의 화합과 행복을 그림으로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사람과 추억의 편린을 ‘기억의 보물창고’에 담아뒀다가 하나하나 꺼내 그리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공짜 모델이죠.”전남 목포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언론인이었던 부친의 도움으로 화가의 길을 걸었다고 했다. “아버지는 매일 그림 숙제를 내줬는데 그때부터 사람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동안 얼굴을 그린 사람만 해도 1만명에 육박하죠. 지금은 얼굴만 봐도 그 사람의 고민과 걱정을 읽을 수 있어요.”
신씨의 작품은 참신하되 어렵지 않다. 사람들의 이미지를 주사기에 담은 실리콘을 쏴서 형상화한 뒤 아크릴과 천연 색감을 입혀 완성한다. 수공예품을 만드는 듯한 노력을 기울여 탄생한 사람들은 시간과 기억의 연관성을 무시한 채 한 캔버스 속에서 뒤섞여 또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는다. (02)360-4232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