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스 "금융혼란 더 문제"…7일 은행 문 열면 1시간내 현금 바닥

로렌스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

국민투표 결과 상관없이
끔찍한 현실 막을 대책 내놔야
“국민투표 결과보다 더 큰 문제는 금융시장 혼란이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재직 시절 재무부 장관을 지낸 로렌스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사진)는 그리스 국민투표를 하루 앞둔 4일(현지시간) 자신의 블로그에서 “그리스 국민투표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그리스 국민은 다음주 끔찍한 현실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서머스 교수는 “그리스 채권단의 협상안에 대한 국민투표가 끝나면 곧바로 금융시장이 정상화 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며 “현금이 부족한 그리스가 어떤 상황에 빠질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리스는 지난달 30일 국제통화기금(IMF) 채무 상환에 실패한 뒤 금융혼란을 우려해 은행 영업을 중단하고,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통한 예금 인출액을 1인당 하루 60유로(약 7만4000원)로 제한해왔다.

그는 “아마 6일께면 그리스 은행들이 가진 현금이 바닥날 것이고, 7일 은행이 문을 열면 예금을 인출하려고 몰려드는 예금자들 때문에 엄청난 혼란에 빠질 것”이라며 “국민투표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이 혼란을 막을 대책이 먼저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콘스탄틴 미칼로스 그리스 상공회의소 회장의 말을 인용, 그리스 은행들의 보유 현금이 5억유로(약 6225억원)에 불과해 7일 오전 은행 문을 열면 한 시간도 안 돼 현금이 바닥날 것이라고 보도했다.서머스는 “그리스 은행들이 유로를 직접 찍어낼 수 없기 때문에 현금을 주는 대신 예금확인서(IOU) 등 대용화폐를 지급하는 등의 방안을 쓰겠지만 이 역시 또 다른 혼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