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기가' 흐르는 청학동…회초리 놓고 전자펜 잡은 '스마트 훈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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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지리산 청학동에 '기가 창조 마을' 구축[ 최유리 기자 ] 차로 굽이치는 도로를 30분 가량 올라가야 닿을 수 있는 경상남도 하동군 청학동. 지리산 중턱 해발 800m에 위치한 이곳의 시간은 언뜻 과거에 멈춰있는 듯하다. 그러나 마을 곳곳에는 첨단 인프라들이 숨어있다. 전통 문화와 첨단 기술이 만난 셈이다.
관광 정보 안내하는 비콘·주민 안전위한 드론 설치
서당 처마 밑과 산골짜기 바위 밑에 설치된 비콘이 대표적이다. 비콘은 청학동 주민 스마트폰에 위치 기반 정보를 제공한다. '청학동'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산기슭에 접근하면 '뱀이 나오는 지역'이라고 푸시알림으로 주의를 주는 식이다.804세대가 사는 청학동에는 총 200개의 비콘이 설치돼있다. KT가 청학동을 '기가 창조마을'로 탈바꿈시키면서 적용된 인프라다. 마을을 찾은 관광객들에게는 식당, 숙소 등 관광 정보와 농산품 온라인 장터 정보를 제공한다. 정보기술(IT)을 통해 관광 활성화와 농가 소득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는 게 KT 측 설명이다.첨단 기술은 전통 문화를 가르치는 서당까지 스며들었다. 모바일 전자칠판 솔루션 '비터치'를 적용해 원격 교육이 가능해졌다. 훈장이 센서가 장착된 붓펜으로 '나무목(木)' 한자를 쓰면 학생들의 모바일 화면에 곧바로 반영됐다. 화상으로 훈장과 마주한 학생들은 모바일에 뜬 한자를 따라쓰며 전통 문화를 배웠다.
청학동에 사는 강동균 훈장은 "청학동을 직접 찾기 어려운 외국인 학생들과 화상 수업을 하고 비콘으로 학부모들에게 공지사항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청학동 주민들은 원격 화상회의 솔루션을 통해 다른 지역에서 진행되는 강좌를 들을 수 있다. 다른 한 켠에 마련된 마을 영화관에서는 초고화질(UHD)급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주민들의 안전을 위한 IT 기술도 빼놓을 수 없다. KT는 산악 지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비해 안전 감시용 드론을 마을에 기증했다. 추락 사고가 발생했을 때 조난자의 위치를 파악하고 구조를 돕게 하기 위해서다. 장마철 도로 유실로 주민들이 고립될 경우 긴급 구호물품을 수송하는 역할도 맡는다.청학동 기가 창조마을은 KT가 추진해온 네 번째 '기가 스토리'다. KT는 지난해 10월 전라남도 신안군 임자도(기가 아일랜드)를 시작으로 11월 경기도 파주시 대성동(기가 스쿨), 올해 3월 인천광역시 옹진군 백령도(기가 아일랜드)에 기가 인프라를 적용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황창규 KT 회장은 "전통 마을인 청학동이 기가 인프라를 만나 기가 창조 마을로 거듭났다"며 "이를 통해 접하기 어려웠던 청학동 문화를 전국 어디서나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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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최유리 한경닷컴 기자 now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