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73% "임금피크제 찬성"

고용노사관계학회 설문

고용안정 위해 도입해야
"임금 감액은 55세부터"
내년부터 의무화되는 60세 정년제를 앞두고 근로자 10명 중 7명은 임금피크제 도입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는 7일 한국고용노사관계학회가 근로자 100명 이상 기업의 근로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2.8%가 ‘임금피크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임금피크제 도입을 찬성하는 이유로는 ‘실질적 고용안정이 가능하다’(56.3%·복수 응답)는 답변이 가장 많았고 ‘신규채용 확대에 도움이 될 것’(37.6%), ‘인건비 부담 증가로 경쟁력 위축 우려’(35%) 등이 뒤를 이었다.‘임금피크제 도입에 반대한다’(27.2%)고 응답한 사람은 ‘기업 경쟁력은 인건비 절감이 아닌 다른 방법을 통해 높여야 한다’(44.5%)는 점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임금 감소 우려’(38.6%), ‘정년 연장은 법에 따라 보장된 권리이기 때문’(35.7%)이라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경우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임금 감액분은 평균 16.5%였다. 정년 60세를 기준으로 몇 세부터 임금을 조정하는 것이 적정하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43%가 ‘55세부터’라고 답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자동차부품 조선 유통 제약 금융 등 5개 업종의 임금피크제 도입 현황에 대한 분석도 이뤄졌다. 분석 결과를 보면 근로자가 임금피크제 적용을 받고 정년을 맞이하기까지의 기간(임금 조정기간)은 금융업종이 평균 4.3년으로 가장 길었고, 유통(4.2년) 제약(3.4년) 조선(2.7년) 자동차부품(2.4년) 순이었다.임금피크제 적용을 받기 전 최고 임금에 비해 임금이 깎이는 비율인 임금 감액률은 금융업종이 연평균 39.6%로 가장 높았다. 이어 제약(21.0%), 유통(19.5%), 자동차부품(17.9%), 조선(16.3%) 순이었다. 금융업종은 연평균 50% 이상 감액하는 회사가 조사 대상 32곳 중 11곳에 달했다. A회사의 경우 임금피크제 첫해인 만 55세에는 직전 연봉의 15%를 감액하고, 56세에 30%, 57세에 45%, 58세에 75%, 59세에는 85%를 깎는 제도를 2003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금융업종은 장년 근로자를 위한 직무가 적은 데다 높은 퇴직 보상금 때문에 조기퇴직이 일반화돼 있어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때 장년 근로자들을 위한 직무 개발을 동시에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