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29초영화제] 빼어난 자연에 넉넉한 인심…'치유 고장' 강원의 혼을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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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한경 공동 주최…참신한 아이디어 240편 경쟁외국인 여행자가 도시에서 길을 묻자 행인들은 귀찮다는 듯 모른다고 고개를 가로젓는다. 이번에는 강원도 산골마을로 가서 할머니들에게 길을 묻는다. 영어를 알아듣지 못하는 할머니들은 꿀 먹은 벙어리다. 실망한 주인공이 길을 떠나려는 순간, 한 할머니가 그의 손을 잡아주며 함께 걸어간다.
따스한 인심을 재치있게 담아낸 '강원도의 동행' 대상
우수작 10편 시상
김민형 씨 등 세 명의 감독이 강원도의 따스한 인심을 재치있는 반전으로 그려낸 ‘강원도의 동행’이 7일 국립춘천박물관에서 열린 ‘강원도 29초영화제’에서 일반부 대상을 차지했다.강원도와 한국경제신문이 공동 주최한 ‘강원도 29초영화제’에는 ‘강원도의 OOO’ ‘강원도의 힘은 OOO’을 주제로 만든 240편이 응모해 이 중 10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수상작은 대부분 강원도를 아름다운 자연에서 심신을 수련할 수 있는 치유의 고장으로 그려냈다. 이날 시상식에서 최문순 강원지사는 “모바일 형식에 맞는 짧고 간명한 작품들이 소개돼 참 재미있다”며 “29초영화제를 계기로 강원도가 다양한 분야에서 널리 소개되고 공감을 이뤄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소년부 대상은 신현숙 감독의 ‘강원도의 변치 않는 사랑’에 돌아갔다. 한 여자아이가 엄마에게 여행을 가자고 조르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어릴 때 살던 강원도로 다시 온 모녀는 예전처럼 푸르고 아름답다는 사실에 감동한다. 오랜 시간에도 변함없이 건강한 강원도의 풍광을 서정적으로 담아냈다.일반부 최우수상은 이바름 씨 등 네 명의 감독이 연출한 ‘강원도의 순정’이 받았다. 음식 투정을 하던 어린이가 할머니가 삶아준 감자를 맛본 뒤 태도가 싹 바뀌는 모습을 통해 감자의 맛을 유머러스하게 담아냈다.
박성훈 감독의 ‘강원도의 기억’은 청소년부 최우수상을 받았다. 탄광촌을 떠나 도시에서 사는 중산층 가장이 맑고 아름답던 고향에 대한 생각을 떠올리는 작품이다.
우수상은 급박한 도시의 삶을 벗어나 경포대 해변에서 호젓하게 감자를 나눠 먹는 두 친구의 모습을 통해 ‘느림의 미학’을 세련되게 표현한 권순용 감독의 ‘강원도의 여유’(일반부), 한국에서 서울만 보면 되는 줄 아는 중국 학생에게 강원도의 명물을 소개하는 한국 학생들의 모습을 포착한 황수빈 감독의 ‘강원도의 세계화’(청소년부)가 차지했다.특별상은 강원도를 의인화해 힘들고 지친 사람들을 넉넉하게 껴안아주는 고장임을 알려주는 김경호 감독의 ‘강원도는 위로다’, 지역에 부는 바람과 도민들이 원하는 바람(소원)이 어우러져 결실을 거둔다는 것을 중의적으로 표현한 박성은 감독의 ‘강원도의 바람’이 차지했다.
네티즌이 뽑은 장려상은 이요셉 감독의 ‘강원도의 보물’(일반부), 김선 감독의 ‘강원도는 통일의 중심지’(청소년부)에 돌아갔다.
장선영 한국경제TV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시상식은 가수 홍진영 씨의 열창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300여명이 참석한 이날 시상식은 29초영화제 사상 처음으로 지방에서 열린 데다 시상식장도 강원도의 문화와 역사를 간직한 국립춘천박물관이어서 의미가 각별했다.이날 시상식에는 최 지사와 김기웅 한국경제신문 사장을 비롯해 김금분 강원도의회 사회문화위원장, 김기남 강원문화도민운동협의회장, 육동한 강원발전연구원장 등이 참석했다.
춘천=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