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품 시식회-한식뷔페] 같은 듯 다른 한식뷔페 BIG4 '집밥 전쟁'

이랜드 자연별곡·CJ 계절밥상·신세계 올반·풀잎채
[ 김아름 기자/장세희 기자 ]지금처럼 한식이 외식 트렌드의 중심에 서 있던 적이 또 있었을까. 최근 외식업계에서 한식 뷔페의 주도권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자연별곡, 풀잎채, 계절밥상, 올반(매장 수 순)의 기세가 무섭다.

한식뷔페라고 하면 한 끼 5000원에서 7000원으로 먹는, 가격은 저렴하지만 나오는 음식의 수준은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되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 한식뷔페 붐을 이끌고 있는 이들은 다르다. 인기 프랜차이즈 패밀리 레스토랑에 뒤지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가격은 싸다.한식 뷔페라는 이름으로 크게 묶지만 추구하는 콘셉트가 다르다. 나오는 음식의 종류도 다르다. 매장 분위기와 음식의 특징을 미리 알고 가면 더 즐거운 식사가 될 수 있다.
[신세계 올반] 한식의 새로운 고급화

음식부터 인테리어까지 전통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했다. 한 끼 식사를 대접받는 느낌.
지역별로 숨어있던 음식을 현대인의 입맛에 맞게 만든 것이 특징이다. 낯선 음식에도 쉽게 손을 뻗을 수 있도록 모양에 신경을 쓴 것이 보인다. 화덕 삼겹살 구이, 깻잎밥, 비빔밥 등이 다 평균 이상이다. 매장 분위기는 네 곳 중 최고점을 주고 싶다. 흔히 한식당 하면 전통 나무 문, 장독대 등을 이용하는데, 올반은 모던한 인테리어에 은은한 색으로 물들인 자기 그릇으로 한식의 느낌을 살렸다. 현대적이면서도 전통이 살아있다.

★스펙공개
① 평일 점심 1만4900원. 저녁/주말/공휴일에는 2만2900원. 계절밥상과 같다.
② 주말엔 예약이 안 된다. 점심과 저녁 사이에 브레이크 타임이 있다.
③ 매장은 9개. 매장 수가 적어 접근성이 낮은 게 흠.
④ 베스트 초이스 : 애피타이저로 제공된 우무콩국과 개별 주문해서 먹을 수 있는 콩국수. 콩국수를 좋아하지 않던 기자마저 두 손을 들게 했다. 고소하고 짭조름한 콩물이 입맛을 돋운다.
[풀잎채] 집 밥이 그리운 자취생, 이리로 오라4개사 중 가장 먼저 한식뷔페를 시작한 풀잎채. 그래서인지 메뉴 구성은 가장 보편적이다. 두부 부침, 계란찜, 훈제 오리 등 집에서 먹던 음식들로 구색을 맞췄다. 오랜 타지 생활로 집에서 먹던 밥이 그리워질 때 가면 좋겠다. 두부요리 전문점에 뿌리를 둔만큼 두부를 이용한 음식이 많고 밥의 종류도 다양하다. 다섯 가지 나물이 제공되고 밑반찬으로 먹을 만한 것들도 많다.

음식 하나하나가 최고의 전문점 수준은 아니지만 가짓수가 많아 무엇을 먹어야 할지 난처한 고급 뷔페보다 오히려 이런 곳이 먹을 것이 많다고 느낄 수 있다. 메뉴 모두 상상할 수 있는 맛, 그래서 먹고 배부를 수 있는 곳이다.

4개사 중 가격이 가장 싸다. 특히 디너도 1만6900원이라는 점이 상당한 경쟁력.서비스가 원활하지 못했던 점은 아쉽다. 인기가 많은 직화구이는 빠르게 채워지지 않았고 뜨겁게 먹어야 할 순두부가 식어 있기도 했다. 프랜차이즈로서의 노하우가 아쉬운 부분이다.

★스펙공개
① 평일 점심 1만2900원. 저녁/주말/공휴일에는 1만6900원. 4사 중 가장 저렴.
② 신매장과 구매장 사이에 설비와 인테리어 차이가 있다. 2014년 10월 이후 매장이 신매장.
③ 27개 매장. 지방 매장이 많다.
④ 베스트 초이스 : 매장에서 직접 만드는 두부류. 본가가 두부요리 전문점 ‘민속두부마을’인 만큼 두부의 품질은 경쟁사와 비할 바 아니다.
[CJ 계절밥상] 여럿이 모여 '식사를 합시다'

빕스로 다져진 뷔페 노하우, 비비고의 한식 노하우가 합쳐졌다. 활기찬 매장 분위기 속에서 친구 여럿과 신나게 수다 떨며 먹기 좋은 곳이다.

본식에서 눈에 띄는 것은 역시 비빔밥. 많은 가짓수의 요리들이 고르게 나열된 다른 곳들과 달리 계절밥상은 비빔밥을 중심으로 다양한 음식을 ‘곁들인다’는 느낌. 제일제면소의 면류도 제공된다.

‘밥’이 중심을 잡고 있어 ‘식사’를 했다는 느낌. 단, 다양한 요리를 마음껏 먹고 싶었던 사람에겐 약간 먹을 만한 음식이 없다고 느껴질 수 있다.

신선한 쌈이 특징이라고 내세웠지만 쌈과 함께 먹을 만한 고기류는 적어 활용도가 낮다.

메인 메뉴보다는 디저트가 눈에 띈다. 옥수수죽과 진한 바닐라 아이스크림. 각종 옛날과자류가 어우러졌다. 뻥튀기 위에 아이스크림을 올리고 다시 뻥튀기를 올린 ‘아이스크림 뻥튀기 샌드’를 밀고 있는 듯. CJ 호떡믹스로 만드는 호떡도 제공된다.

매장은 70~80년대 시골 콘셉트를 전면에 내세웠다. 벽에 장식한 옛 플라스틱 지붕과 밥상, 직원들의 복고풍 유니폼 등 분위기가 정겹다.

★스펙공개
① 평일 점심 1만4900원. 저녁/주말/공휴일에는 2만2900원.
② 홈페이지에서 재료의 원산지 정보를 제공하는 점은 ‘과연 CJ’라고 느낄 만하다.
③ 11일 오픈한 부평역사점을 포함, 총 20개 매장.
④ 베스트 초이스 : 디저트류. 옥수수죽과 진한 바닐라 아이스크림은 식후에 먹기 딱 좋다. 옛날과자류는 중장년층에게는 추억을 되살려 주고 어린 아이들에게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이랜드 자연별곡] 맛도 가격도 착한 '보급형' 한식뷔페

한식뷔페 입문용으로 적합하다. 맛도 분위기도 평균점이다. 어디선가 맛봤음직한 음식과 기시감 있는 매장 인테리어까지 모든 것이 딱 평균이다.

아홉 칸으로 나뉜 접시가 인상적이다. 이런 그릇이 있어서 자연스럽게 9가지 종류의 반찬을 담게 되고 밥과 함께 식사를 하게 된다. 다양한 반찬을 즐길 수 있도록 신경을 썼다. 일반적인 접시에 음식을 담으면 곧 지저분해져 맛이 떨어지는 것을 막아 준 ‘굿 아이디어’다.

토속적인 요소들을 곳곳에 배치해 한식뷔페라는 분위기를 살렸다.

도라지, 호박나물, 고사리나물 등 밥과 함께 먹을 만한 기본 나물류가 풍부하다. 육류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편. 그 와중에 직화 불고기가 빛을 발한다. 직화구이 메뉴는 미리 준비하지 않고 주문을 받아 바로바로 만든다. 불편한 감은 있지만 식어버린 고기를 먹는 것보다는 낫다.

후식은 아쉬운 편. 냉면은 무난 이하. 찹쌀떡 퐁듀는 맛보다는 만드는 재미에 치중했다. 경쟁사들이 본식 못지않게 후식에도 공을 들였다는 것을 눈여겨보면 좋겠다.★스펙공개
① 평일 점심 1만2900원. 저녁/주말/공휴일에는 1만9900원.
② '한식 샐러드 바'라는 콘셉트. 큰 차이는 없다.
③ 매장은 늘고 늘어 어느새 44개. 유통그룹 이랜드의 힘! 접근성은 4사 중 최고다.
④ 베스트 초이스 : 불고기. 직화구이의 향이 물씬 풍긴다. 주문할 때마다 구워주기 때문에 향도, 맛도, 온기도 다른 곳의 불고기들보다 낫다.

김아름/장세희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ssa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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