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괴력…세계 스마트폰 영업이익 92% 차지

삼성전자는 15% 점유
다른 업체는 흑자 없어
양강 구도 갈수록 견고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의 양강 구도가 더욱 견고해지고 있다. 올해 1분기 스마트폰 시장에서 이익을 거둔 업체는 삼성전자와 애플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1000여개에 이르는 나머지 업체는 겨우 손익분기점을 맞췄거나 적자를 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캐나다 투자분석회사 캐너코드제뉴이티의 분석 자료를 인용해 올해 1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발생한 이익과 손실을 합산한 총 영업이익 중 92%를 애플이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이익 점유율 15%를 기록했다. 양사의 점유율 합계가 100%를 넘는 것은 영업손실을 본 기업도 있기 때문이다. 2013년 3분기만 해도 애플이 전체 이익의 56%를, 삼성전자가 52%를 거뒀지만 이후 격차가 점점 벌어졌다. 삼성전자가 애플보다 이익 점유율이 낮은 이유는 중저가폰 판매가 많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양강 구도 속에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정보통신기술(ICT) 공룡들도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었다가 고배를 마시고 발을 뺐다.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업체 MS는 휴대폰 사업을 정리하는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8일 휴대폰 부문 직원 7800명을 감원하는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전체 임직원의 6%에 달한다. 계획안에는 노키아 인수 비용을 포함한 76억달러(약 8조6000억원)와 구조조정 비용 8억5000만달러(약 9600억원)를 회계상 손실로 처리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구글도 2012년 휴대폰 제조업체 모토로라를 인수해 휴대폰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렇다 할 실적을 내지 못하고 지난해 중국 레노버에 모토로라를 매각했다. 피처폰(일반 휴대폰) 시절 ‘휴대폰 명가’였던 LG전자는 스마트폰 시장 대응에 늦어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2분기에야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섰다. 일본 소니도 최근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모바일 부문의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비용 30%, 인력 20%를 감축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제조업 벤처 신화를 썼던 팬택이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ICT 전문 컨설팅업체인 로아컨설팅의 김진영 대표는 “앞으로 더 많은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구조조정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