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수요증가 믿고 원자재에 대규모 투자…미국·호주 광물업체 '빚더미'

중국의 원자재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믿고 대규모 투자에 나선 원자재 업체가 빚더미에 오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글로벌 회계컨설팅기업 언스트앤영의 자료를 인용, 호주의 대표적 광물업체인 BHP빌리턴의 지난해 말 기준 순부채가 2000억달러(약 225조7000억원)로 최근 10년 새 6배나 증가했다고 13일 보도했다. 이 기간 순익은 2.5배 늘어난 데 그치면서 BHP는 2007년 이후 광산을 사들이는 데 쓴 비용을 모두 손실처리했다고 WSJ는 전했다.

미국의 광물업체인 프리포트맥모런도 지난 1월 부진한 실적을 발표한 뒤 지난해 말 기준 190억달러에 달하는 부채를 내년까지 120억달러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세계 4위 철광석 수출업체인 포르테스큐메탈도 2010~2013년 부채가 6배 가까이 늘어 지난 4월 연 10%의 값비싼 이자를 지급하면서 차입금 일부를 재조정했다.

이들 기업은 중국의 원자재 붐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대규모 차입을 통해 신규 광산개발에 나섰다가 예측이 빗나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