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금호산업 기업가치 주당 3만1000원"…박삼구 회장, 5369억+α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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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법인 실사 결과 공개▶마켓인사이트 7월15일 오전 10시58분
채권단, 이달 매각가 통지
채권단이 외부 전문가에게 의뢰한 금호산업 기업가치가 주당 3만1000원으로 산정됐다. 이에 따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이 금호산업을 인수하기 위해 마련해야 할 자금은 최소 5369억원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한 금액이 될 전망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호산업 가치산정(밸류에이션) 자문을 맡은 삼일회계법인과 딜로이트안진은 금호산업 적정가치를 주당 3만1000원으로 산정해 이날 열린 채권단 주주운영위원회에 보고했다. 이 가치는 미래 현금흐름 등을 감안한 주당 가치로, 경영권 프리미엄은 제외된 것이다. 박 회장이 우선매수권을 갖고 있는 ‘금호산업 지분 50%+1주’에 이 가치를 단순 대입하면 총 5369억원.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한 가격이 금호산업의 최종 매각가격이다.
지난 4월 금호산업 본입찰에 단독 참여했던 호반건설이 써낸 가격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주당 3만900원으로, 박 회장이 부담하게 될 가격은 이보다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년간 기업 인수시장의 평균 경영권 프리미엄 38%를 적용하면 7400억원대다.그러나 채권단 사이에서 금호산업 매각 적정 가격에 대한 의견이 엇갈려 최종 가격이 나오기까지는 진통이 뒤따를 전망이다. 단일 주주로 지분이 가장 많은 미래에셋자산운용(지분율 8.5%) 등 일부 재무적 투자자들은 투자원금인 주당 6만원 이하로는 매각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주협의회 가결요건은 50개 채권단의 75% 찬성이 필요하다. 채권단 중 의결권 15%가량을 확보하고 있는 미래에셋이 의사결정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채권단 내부에선 호반건설 입찰가격 이상이면 시간을 끌지 않고 매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한 관계자는 “적정가로 나온 주당 3만1000원에 경영권 프리미엄 30~50% 정도를 더한 가격이면 수용 가능하다는 금융회사도 제법 많다”고 말했다.채권단은 이달 중 채권단 결의를 통해 가격을 확정한 뒤 박 회장에게 이를 통지하고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묻게 된다. 박 회장이 우선매수권을 행사하면 연내 거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금호산업 주가는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1만9500원으로 마감했다.
하수정/안대규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