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후 31일 연속 근무' 황 총리, 메르스와 민생에 매달렸다

친서민행보 연착륙 평가
내달부터 국정쇄신 예고
지난 2일 서울 구로동 새벽 인력시장을 찾아  일용직 근로자들과 해장국을 먹고 있는 황교안 총리(오른쪽). 연합뉴스
지난 2일 서울 구로동 새벽 인력시장을 찾아 일용직 근로자들과 해장국을 먹고 있는 황교안 총리(오른쪽). 연합뉴스
취임 후 한 달 동안 공식 일정과 업무를 하루도 거르지 않은 황교안 국무총리가 19일 처음으로 휴식을 취했다. 그동안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산을 막고 ‘친(親)서민 행보’에 매진하면서 총리로서 연착륙했다는 평가다.

총리실에 따르면 황 총리는 지난 18일 ‘페친’(페이스북 친구) 14명과 영화 연평해전을 관람하고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지난 10일 연평도를 찾은 황 총리가 영화 관람을 직접 결정했다”며 “이왕이면 20~30대 청년들과 함께 영화도 보고 이들의 고민도 듣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황 총리는 이날 청년들에게 올바른 안보관, 역사관 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8일 취임한 황 총리는 이날까지 꼬박 31일간 휴일에도 쉬지 않고 회의를 주재하거나 현장을 방문하는 등 업무를 수행했다. 일요일인 19일에는 공식 업무 일정을 잡지 않았다. 취임 후 첫 휴식을 취한 것이다.황 총리는 취임 초기 메르스 사태 수습에 몰두했다. 총리 취임 당일 국립중앙의료원을 방문하는 등 메르스 사태 해결의 컨트롤타워 역할에 진력했다. 매일 열리는 메르스 대응 범정부대책회의를 직접 주재하기 위해 주말에도 쉬지 않았다. 메르스 확진환자가 새로 발생하지 않는 등 소강상태로 접어든 지난 13일에야 대책회의 좌장 자리를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넘겼다.

황 총리는 지난 한 달간 잇따른 친서민 행보로 국민과의 스킨십을 강화했다. 지난달 20일 메르스로 손님 발길이 끊긴 경기 평택시 송북시장을 찾은 데 이어 26일 서울 가락농산물도매시장, 27일 서울 영등포구 노숙인 무료급식소(토마스의 집) 등을 방문했다. 토마스의 집에 갈 땐 지하철로 이동하며 시민들과 직접 대화했다.

이달 2일 새벽에는 서울 구로동에 있는 새벽 인력시장을 찾아 일용직 근로자들과 해장국을 먹기도 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완구 전 총리가 각 부처 장관을 압박하며 총리 입지를 다진 것과 달리 황 총리는 소탈하고 부드러운 모습으로 ‘국정 2인자’에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황 총리는 다음달부터는 국정 쇄신에 본격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3일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나라가 올바른 국가로 성숙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비리와 적폐를 도려내고 비리가 자생하는 구조를 과감하게 제거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