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 올려도 하이일드채권 등은 고수익 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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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에게 듣는다 / 유재흥 AB자산운용 상무“채권형펀드에 투자하는 순간 시간은 투자자 편이 됩니다. 그런데도 일부 개인투자자는 1년에 몇 번씩 갈아타기를 하면서 ‘시점(타이밍)’만 고민합니다. 정작 시간에 대한 투자를 놓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습니다.”
中 위안화 강세 전망에
위안화 표시 채권 유리
국가별 통화정책 차별화
글로벌 채권에 분산투자해야
유재흥 AB자산운용 상무(사진)는 “채권형펀드는 잘 분산된 포트폴리오에 장기 투자하는 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유 상무는 “채권은 안정적인 이자를 지급하기 때문에 자산배분 차원에서 반드시 가져가야 하는 상품”이라고 했다. 특히 국가별 통화정책이 차별화되고 있는 시기에는 글로벌 채권 포트폴리오에서 금리 차에 따른 초과수익을 만들어내기 좋은 환경이라는 점도 채권투자의 매력을 키우고 있다.유 상무는 ‘AB위안화플러스증권자투자신탁(채권-재간접형)’의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를 맡고 있다. 이 펀드는 미국 얼라이언스번스틴이 운용하는 ‘위안화 인컴플러스 포트폴리오’에 재투자하는 상품으로, 국내에선 지난해 11월 출시됐다. 국내 설정액은 748억원이며, 보수 및 수수료는 순자산의 1.5% 정도다.
▷AB위안화플러스펀드가 다른 채권형펀드와 다른 점은 뭔가.
“채권형펀드 운용에서 중요한 것이 분산과 멀티에셋(다양한 자산) 전략이다. 한동안 위안화표시채권펀드는 딤섬채권(홍콩시장에서 발행되는 위안화표시 채권)이 주를 이뤘다. 최근에는 중국 본토채권에 집중하는 추세다. 하지만 AB위안화플러스펀드는 딤섬채권에 50%를 투자하고, 나머지는 아시아 주요 국가가 발행한 달러표시채권에 투자한 뒤 위안화로 바꿔서 가져가고 있다. 딤섬본드에 비해 안정적이고 높은 수익을 추구하면서 위안화 절상에 따른 금리차익까지 누릴 수 있는 상품이다.”▷글로벌 채권시장 전망은.
“과거 경기순환 주기를 보면 대다수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은 같은 방향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지금은 국가별로 통화정책을 차별화하고 있다. 따라서 글로벌 채권 포트폴리오에서 초과수익을 만들어내기 좋은 환경이라고 생각한다.”
▷‘채권의 시대는 끝났다’는 의견도 있다.“2년 전부터 나온 얘기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인상을 하면 채권투자 수익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하지만 반드시 금리인상이 채권에 불리하고, 금리인하가 채권에 유리하다고는 말하기 어렵다. 채권 투자는 이자율위험과 신용위험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국내 채권형 상품은 대부분 금리정책에 따른 이자율위험만 고민하는데, 해외채권은 스펙트럼이 다양하기 때문에 상황이 다르다. 하이일드채권 등 신용위험이 큰 고수익채권은 금리인상 때 더 많은 수익을 가져다 줄 수 있다.”
▷고수익채권도 셰일가스 관련 기업 파산 등 위험성이 적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하이일드채권의 에너지섹터 비중은 15% 정도에 불과하다. 저유가가 에너지기업 수익에 악영향을 미치더라도 통신이나 소비기업에는 유리할 수 있다. 에너지섹터에서만 고수익 기회를 찾으면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국가별 여러 섹터로 분산 투자하는 게 필요하다.”▷미국 달러화 강세가 언제까지 지속될까.
“달러화 강세가 상당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선진국 통화보다 달러화를 사는 게 유리하다. 하지만 위안화는 상대적으로 강세로 갈 것이다. 지난 4개월 동안 위안화는 안정적으로 움직였으며, 중국 정부도 절상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이는 펀드 수익률에도 유리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그렇다면 위안화 자산을 어떤 방식으로 가져가야 할까.
“위안화 자산을 주식으로 가져간다면 위안화 절상에 따른 수익보다 변동성 위험이 훨씬 커질 것이다. 위안화 표시 채권이 가장 적합하다. 그중에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하는 펀드가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채권투자의 기본은 분산이기 때문이다.”
▷채권펀드 수익률은 갈수록 떨어지지 않을까.
“AB위안화플러스펀드는 지난 5월 말 기준 만기수익률이 5% 정도다. 금리가 지금보다 계속 떨어지면 이자 수준은 낮아지지만 자본차익이 생긴다. 금리가 떨어지지 않는다면 현재 수준의 만기수익률을 유지할 것이다. 저금리 시대에서 만기수익률 4~5%는 작지 않다.”
▷브라질채권 평가손실 때문에 해외채권 투자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 같다.
“브라질채권을 잘 분산된 포트폴리오 안에서 투자했는지를 자문해야 한다.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브라질채권에 집중했다면 채권투자의 정석에서 벗어난 것이다. 또 장기투자를 했다면 좋은 결과가 나왔을 것이다.”
▷채권형펀드에 관심 있는 개인투자자에게 조언을 한다면.“채권형펀드를 사는 순간 시간은 투자자 편이 된다. 시간을 샀기 때문에 긴 호흡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 개인은 채권형펀드에 투자하면서도 1년에 몇 번씩 환매하는 경우가 많다. 채권투자의 장점을 놓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금리인상, 그리스 위기 등이 채권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이슈이긴 하지만, 그에 따른 투자시기를 고려하기보단 잘 분산된 포트폴리오에서 장기 투자하는 게 중요하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