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공단, "자고나면 또 폭발" 시민들 불안, 법원도 엄정 양형 방침

한화케미칼에서 대형 폭발사고로 6명이 숨진 사고 이후에도 울산 공단내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SK어드밴스 공장에서 질식사고로 한명이 숨졌다. 이어 울산 울주군 온산읍 고려아연(주) 1공장에서 수증기 유출사고가 발생했다.이날 사고는 공장을 증설하기 위해 배관을 교체하던 중에 기존 배관에 남아있던 가스가 압력을 이기지 못해 터진 것으로 소방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이 사고로 탱크에 남아있던 황산연료(SO3)가 일부 누출됐으나 인명 피해는 없다고 소방당국은 밝혔다.

경찰과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은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공단내 폭발및 가스누출사고와 관련, 중복해서 안전사고가 발생한 업체에 대해서는 사업주 처벌과 조업중단 등의 불이익을 동시에 내리기로 했다.한편 울산지법은 하청이 산업재해의 근본 원인이거나 하청을 통한 위험전가 사실이 드러난 경우, 2인 이상 사망이나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한 사고인 경우 엄정하게 양형하기로 했다.

울산지법은 20일 법관 양형토론회를 열고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건 양형에 관해 이같이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형사합의부 재판장과 배석판사, 형사단독 재판장, 영장전담 법관 등 형사 법관 16명이 모두 참석했다.울산지법은 논의에서 비용절감을 위해 여성, 노약자, 임시일용직, 비전문가 근로자를 고용했다가 사고가 발생한 경우, 동종 사고가 반복되거나 최근 수년간 사고가 빈발한 경우, 사고를 축소·은폐하려고 시도하거나 산재 처리를 회피하는 등 비도덕적 요소가 있는 경우도 양형을 엄하게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판사들은 또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건의 양형심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피해자 측과의 합의 여부나 피고인의 전과 등 전통적인 양형 자료뿐만 아니라 사안에 따라 해당 사업장의 수년간 산재사고 현황, 산재처리 결과와 시정조치 현황 등을 조사하거나 현장검증이나 산재 관련 기관에 대한 사실조회 등을 적극 실시하기로 했다.이밖에 양형심리 시 인명피해 규모, 피해 확산 방지를 위한 노력 정도, 범행에 취약한 피해자인지 여부, 대규모 인명피해와 직결된 중요 안전의무 위반 여부, 업무상 중과실 해당 여부 등을 주요사항으로 고려하기로 했다.

울산지법 관계자는 "최근 한화케미칼 폭발사고 등으로 산업안전사고에 대한 국민 관심이 높고 산업도시 울산에서 산재예방 노력이 절실한 상황인 가운데 사후적 처리방안의 하나인 책임자에 대한 엄정한 처벌로 산재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 이같은 양형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