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 유니메딕스, 마취심도 모니터링 장비 국산화

헬스 트렌드

스페인 연구진과 공동 개발
환자 안전·의료비 절감 기여
마취 중 환자의 각성상태를 뇌파신호(EEG)로 분석, 수치화하는 ‘마취심도 모니터링 장비’가 국내 의료기기업체에 의해 최초로 개발됐다.

유니메딕스(대표 양주석·사진)는 스페인의 퀀티엄 메디컬사와 3여년간의 공동연구 끝에 최근 마취심도 모니터링 장비 ‘ADMS’ 개발을 완료하고 시중에 출시했다고 밝혔다.의료계에서는 외국 제품들이 독점하고 있던 마취심도 모니터링 장비시장에 새로운 판도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전망했다.

양주석 유니메딕스 대표는 개발 배경에 대해 “전신마취제가 사용되는 수술에서 마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수술 도중 환자가 각성할 우려가 있다. 반대로 너무 깊이 마취에 빠지면 수술 후 후유증이 남거나 심할 경우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며 “마취로 인한 여러 가지 문제점을 예방하고 방지하기 위해 ‘마취심도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ADMS는 수술보조 장비로 환자의 뇌파신호에 기반을 두고 정량적 지표를 계산, 환자의 현재 마취 상태를 알려준다. 양 대표는 “그동안 국내 마취 진단장비 시장은 외국 수입 제품에 점령당해왔다”며 “ADMS 개발을 통해 해외 기업들의 독점(국내시장 연간 300억원 규모) 구조를 깨고, 의료계의 보다 합리적인 수요·공급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DMS는 지난해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료기기 허가를 획득했다. 유니메딕스 관계자는 “ADMS는 특수 제작된 전극을 통해 1채널의 EEG와 EMG(근전도·골격근에 발생하는 활동전위를 도출해 관찰·기록하는 것)의 미세 아날로그 전류를 획득, ADC(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 신호로 바꾸는 변환기)를 통해 증폭하고 디지털로 변환한다”며 “그러고 나서 특수 필터를 거쳐 최적화된 신호를 ‘ANFIS’라 불리는 알고리듬을 활용해 수치화해 의료진에게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마취 상태에 따라 환자의 각성 상태를 ‘유니콘(UNICON) 지수’라 불리는 0부터 99까지 숫자로 표기하는데, 수술을 집도하는 의사는 이 지수를 통해 환자의 마취 상태(의식 정도)를 객관적으로 가늠하게 된다는 것이다.

예컨대 0~40까지는 깊은 마취, 40~60은 일반마취, 60~80은 진정 상태, 80~99는 깨어남 상태를 뜻한다. 의료진은 이 지수를 통해 환자의 의식 정도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